[뉴스핌=방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중국기업들이 도발한 ‘쩐의 전쟁’에서 승리의지를 밝혔다. 가격불문하고 금호타이어를 되찾아 그룹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피력했다.
16일 박삼구 회장은 아침 출근길 기자와 만나 “가격 불문하고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중국계 기업이 1조원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자금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겠냐. 가져오는 게 당연하지”라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 방법을 고려할 뿐, 인수 자체를 고민할 일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중국기업 3곳 중 2곳이 1조원 이상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아직 채권단에서 아무것도 전달받은 게 없다”며 “우선협상대상자 등 구체적인 게 나오면 자금 조달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특수목적법인(SPC)설립을 고민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밝히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오는 방법이 유효한지에 대해서도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때처럼 지분 100%의 SPC를 설립해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기업 켐차이나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추후 중국 공장을 떼어주는 방법도 예상한다.
켐차이나는 지난 2015년 세계 5위권의 이탈리아 피렐리를 인수하면서 타이어 시장에 진출, 금호타이어 본입찰에 출사표를 던진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와 지프로, 더블스타를 앞질렀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세계 14위권 수준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켐차이나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특히 환경 규제로 타이어 공장 추가 건설이 어렵게 된 상황이라 중국 내 점유율을 높이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삼구 회장은 예비입찰 이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 등과 금호타이어 인수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 넘게 한중우호협회장을 맡으면서 중국 인사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에 이어 이번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해 그룹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금호타이어 인수로 그룹 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지난 12일 본입찰을 마친 채권단은 이번주 초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자가 선정되면 채권단은 구체적인 인수 가격과 조건을 정해 박삼구 회장에게 통보한다. 박 회장은 45일 이내에 인수 의사와 자금조달 방법, 계약금을 마련해 우선매수권 청구 여부를 채권단에 전달하면 된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간 진행된 그룹 재건을 마무리 짓게 된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