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5일 이사회에서 연임에 성공, 또 한 번 지휘봉을 잡았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연루 의혹에도 구조조정과 경영실적을 인정받아 3년 더 포스코를 이끌게 됐다.
이에 따라 권 회장 특유의 구조조정을 앞세운 기업 체질개선이 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권 회장은 1950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한 그는 1987년 산업과학기술연구소(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년 멤버로 뽑혔다.
엔지니어 출신인 권 회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두루 섭렵했고 그룹내 대표적인 기술‧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권 회장은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기술연구소장, 기술부문 사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글로벌 시야로 첨단 철강기술을 개발, 이를 수익성으로 연결시키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회장에 취임한 뒤 줄곧 강조하고 있는 '솔루션 마케팅'은 그 일환이다. 권 회장은 인천 송도의 포스코 연구원 150명을 마케팅 부서 소속으로 바꿨다. 무조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고객이 원하는 기술, 팔리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그의 오랜 신념에 따른 결정이다
또 기술장인(匠人)답게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하는 친화력이 권 회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경상도(영주) 특유의 소박함으로 격 없는 자리를 좋아해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철강 본원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기술력을 권 회장이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고 이것이 포스코가 작년 3분기 영업이익 1조 돌파하는 등 실적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실력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친화적으로 지내는 것도 강점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포스코 9대 수장으로 선임된 이후 포스하이알 등 계열사 34건과 포스코건설 사우디 PIF 지분 매각 등 12건의 구조조정과 월드프리미엄(WP) 제품과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포스코그룹 시가총액을 지난해에만 7조원 가량 키웠다.
포스코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4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4% 증가했다. 권 회장은 철강업계 최초로 무선랜 와이파이, 스마트 팩트리 구축 등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 철강업계 업무 환경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제2기 권오준호를 이끌 인물로는 김진일 사장(철강생산본부장), 오인환 부사장(철강사업본부장), 최정우 부사장(가치경영센터장), 이영훈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들의 임기는 오는 3월 17일 만료되지만, 권 회장이 지난 3년간 진행해온 구조조정의 완성을 위해 조직 안정화에 역점을 둔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임원 교체나 조직 개편은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권 회장은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간 추진해온 개혁이나 구조조정이 "절반의 성공을 둔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리튬 추출 기술 등 포스코 고유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여기에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며 리더 육성을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어 조직 안정화와 지속적인 구조조정 추진, 후계자 육성이라는 세 가지 포인트에 역점을 둔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완성을 위해 임원의 경우 권회장의 의지와 뜻이 같은 사람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