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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송주오 기자] KB금융이 '리딩 뱅크' 신한지주를 바짝 추격했다. 연간 순이익 격차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좁혀졌다. 현대증권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효과다. 이에 올해 두 금융그룹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은 순이익으로 2조29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1조7273억원)대비 32.8%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의 순이익이 대폭 증가하면서 신한지주와의 차이도 줄였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순이익 추정치는 2조6254억원이다. 전년대비 7.6% 늘었다.
양사의 격차는 2013~2015년 3년 연속 7000억원대에서 지난해 3000억원대로 좁혀졌다.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현대증권의 잔여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과정에서 80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을 얻었다. 이는 지난해 말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비용과 맞먹는다. 국민은행은 2795명의 희망퇴직을 결정해 8600억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4분기 순이익 반영은 덤이다.
현대증권 인수로 KB금융은 순이익 순증과 함께 퇴직금 비용 처리 문제도 해결한 셈이다.
KB금융의 추격은 올해 더 속도를 높인다. 통합 KB증권이 출범한 후 1분기부터 순이익이 KB금융에 반영돼 순이익 격차는 더욱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 통합 KB증권(현대증권+KB투자증권)의 순이익 목표는 3400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 수준이다. 분기당 평균 850억원. 올해 양 지주사의 순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하다면 KB증권 합류만으로 KB금융이 신한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일각에선 KB손해보험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KB금융이 신한지주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KB금융도 의지를 내비쳤다. KB금융은 올 초 공시를 통해 "경영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추가적인 지분 인수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손해보험은 은행을 제외하고 KB금융 계열사 중 순익이 가장 높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통합 KB증권(1400억원)의 곱절 수준인 3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이익 개선을 위해 놓칠 수 없는 카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오는 11월이 임기인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위해서라도 KB손해보험의 잔여 지분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성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 중 성과가 높은 직원은 제외키로 하면서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KB금융에 비해 인수합병(M&A) 이슈가 없는 신한지주가 내실다지기로 경영 전략을 세운 것이다.
아울러 신한지주 새 경영진의 경쟁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새 신한지주 회장에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선임되고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하다. 조 회장과 위 사장은 각각 은행과 카드업계에서 1위를 유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들이다. 선두 유지를 위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플레이어들인 것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손해보험의 100% 자회사 편입은 올해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변수"라며 "올해 KB금융은 현대증권 편입과 판관비 감축 효과, 유가증권 매각 등으로 2조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려 신한지주와의 순이익 격차를 더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KB금융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아직 결산 실적에 대한 회계업무가 완료되지 않아 속단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염가매수차익과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에 대한 추정치가 증권가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며 “정확한 수익과 비용은 지난해 결산 실적에 대한 회계 업무가 끝난 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