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과의 환율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마이클 스펜서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는 대선 운동 기간에 꾸준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그는 취임 후 공약을 실천할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제인 폴리 라보뱅크 선임 외환 전략가는 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엔화 저평가에 대해 나름의 시각이 있기 때문에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
폴리 전략가는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실효환율 기준 엔화 값은 2년 전에 1973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며 "달러가 엔·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고평가된 것과 비교하면 일본은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무역적자와 환율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과 일본을 직접 비판해 왔다. 중국과 일본 정부가 각각 위안화와 엔화 환율을 인위적으로 통제(조작)해서 달러 가치를 높이고(절상), 미국 수출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폴리 전략가는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으로 엔화 매수가 늘겠지만,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펜스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역시 빠르면 2주 안에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중국에 관세 등 패널티를 부과할 것"이라고예상했다.
앞서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자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명해 달라고 직접 요구했다.
이날 상원 인증을 받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를 비롯한 공화·민주당 상원의원들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해야 된다고 이전부터 주장해 왔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