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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송주오 기자] KB금융이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을 100% 자회사로 흡수해, 리딩뱅크로 올라서려던 계획을 잠시 미루게 됐다.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비율(RBC)이 각각 4월과 6월과 발표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6월 이후 새 기준에 맞춰 추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KB손보의 100% 자회사 편입이 늦어지면 리딩뱅크 원년으로 삼겠다는 그룹의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10일 KB손보에 대한 추가 지분 확보를 하반기에나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재근 KB금융 재무기획 담당 상무는 전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KB금융의 전략 방향이 비은행 강화이기 때문에 KB손보를 매력적인 사업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IFRS17 발표와 RBC 제도 강화 등으로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부족한 자본 규모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KB금융의 행보는 당초 시장의 예측과는 다른 것이다. 시장에선 윤종규 회장이 임기 마지막해인 만큼 KB손보 잔여 지분을 조기에 확보할 것으로 봤다. 윤 회장은 줄곧 리딩뱅크 탈환을 강조했으며, 올해를 '리딩뱅크 원년’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KB손보는 100% 자회사로 가야하는 방향은 맞지만 시기, 방법 등이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 결정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감안해야 할 시장 상황이란 KB손보의 RBC 비율이다. RBC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 지급여력비율을 말한다.
KB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RBC 비율은 154%였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KB손보는 지난해 말 KB금융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 이 비율을 160% 이상으로 높였다. KB금융은 이 과정에서 KB손보 지분율을 39.8%로 늘렸다.
보험업계에선 RBC 비율 200% 이상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기준에 맞추려면 KB손보는 7000억원 가량의 자본을 추가 확충해야한다.
여기에 KB금융이 나머지 지분 확보를 위해선 1조1000억원(9일 종가기준) 가량의 자본을 투입해야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총 1조8000억원 가량의 실탄이 소요되는 셈이다.
문제는 올해 미국과 국내의 금리가 상승한다면 확충해야할 자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 금리 상승은 보험사가 보유중인 채권 가치를 떨어뜨려 RBC 비율 하락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KB손보의 RBC 비율은 188%에서 154%로 하락했다.
KB손보의 100% 자회사 편입이 늦어지면 KB금융 실적 반영도 늦어진다. 지난해 6311억원 차이로 신한지주를 바짝 좇아온 KB금융 입장에선 늦어질수록 리딩뱅크 탈환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KB손보의 작년 순이익은 3021억원이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KB손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방향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제3자 유상증자 등을 할 때 특혜 시비가 일 수 있어 시기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