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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트릴레마' 2題 : 고립주의와 달러약세

기사등록 : 2017-02-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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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삼위일체...'말 따로 정책 따로' 곤혹

[뉴스핌=이영기 기자] 취임 한 달째인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중의 '불가능한 삼위일체(trillema)'에 빠진 형국이다. 그의 정치적 기반된 고립주의가 정치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가운데, 그의 정책도 달러화를 약세보다는 강세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9일 자 CNBC뉴스는 전문가들이 달러 강세장 종료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면서, 이는 무엇보다도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작용한 탓이라는 분석을 소개한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의 견고한 금리정상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완만한 약세를 나타내자, 전문가들은 달러가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 달러화의 '트릴레마'.. 분기점은 3월

달러지수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하지만 정확한 분기점은 오는 3월 트럼프가 의회에서 재정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을 때로 봐야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외환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 정책 세부사항이 공개될 때까지는 달러 횡보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여전히 달러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달러화 강세는 트럼프가 직면한 첫 번째 트릴레마다. 또 하나의 트릴레마는 그의 무역정책이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지만, 어느선에서 타협을 해야하는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이끈 정치적 발판에는 세계화에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9일 하바드대 교수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은 뉴욕타임스(the NewYork Times) 기고에서 "트럼프가 무모한 보호주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트럼프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 것이란 기대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아무리 세계화가 진전됐다 하지만 무역과 관련해서 국가 간 마찰은 피할 수 없고, 지금 미국의 스탠스가 그런 것으로 본다는 시각이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 주권와 세계화 경제통합 이 3개 요소는 서로 상충하기 때문에 동시에 병립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가지는 병립할 수 있지만 3요소 모두가 충족될 수는 없기 때문에, 계층간 갈등도 완화시키면서 민주주의와 국가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세계화에 대해 제한을 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나온 이후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 송병건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답 대신에 자신이 쓴 <경제사> 책자를 꺼내들었다.

송 교수는 "이미 교과서 수준에서는 잘 알려진 설명이 있다"면서 로드릭의 '세계 경제의 트릴레마(Trilemma of the world economy)' 설명 부분을 펼쳤다.

◆ 트럼피티? "트럼프 정책의 임파서블 트리너티"

지난 1월 말 파이낸셜타임스(FT)는 HSBC의 데이비드 블룸(David Bloom)을 인용해 환율조작자는 다름 아닌 트럼프일 수 있다는 과감한 제안을 내놨다. 트럼프 당선 이후 그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미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되는 경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출처: 블룸버그, HSBC>

기자회견에서 재정정책에 대해 트럼프가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1월 12일 이후, 그 다음 트럼프가 강한 달러화에 대해 경고한 17일 이후, 그리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22일 이후의 달러화의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FT 지는 트럼프에 대한 HSBC의 새로운 표현법 '불가능한 트럼피티(impossible Trumpity)을 소개했다. "경제학에서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 trillema)'를 본 적이 있을텐데,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자본자유화를 한 국가에서 환율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정책을 볼 진대 정책요소들이 서로 상충하고 있다"라는 얘기다.

트럼프의 리플레이션 정책을 고려하면, 일본에 대해 압력을 가하거나 해외자산의 미국회귀 정책을 철회하는 등의 별도 정부 개입이 없는 한 달러화 강세는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 므누신은 '강한 달러'가 무엇이냐는 의회 청문회 당시 질문에 대해 "역사적으로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의 강함과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투자자들의 이에 대한 믿음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의 강한 달러에 대한 반대 발언의 파장이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지만, 그의 정책이 달러 강세 쪽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 달에 의회에서 트럼프가 재정정책에 대해 청사진을 내놓으면 달러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말따로 정책 따로' 트럼프를 곤혹스럽게 하는 또하나의 트릴레마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형국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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