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창당 한 달을 맞이했지만 지지율 하락과 정체성 혼란 등 전략 부재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당내 대선주자간 불협화음도 지속되고 있다. 바른정당은 비상시국회의를 부활시키고 전략기획본부를 설치해 위기극복에 나설 방침이지만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바른정당은 창당 직전 높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창당 준비 기간인 지난 12월에는 지지율 18.7%(리얼미터 16년 12월 17일 조사)를 기록하며 자유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지율이 7%대(리얼미터 2월 27일 조사)로 곤두박질쳤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은 지금 좌표를 잃었다”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의 위기는 크게 리더십 부재와 모호한 정체성 그리고 대선주자간 갈등으로 요약된다.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다. 의원들 개인 역량에 따른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이를 취합할 리더십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바른정당은 개혁 입법의 초석이었던 '만 18세 선거연령 하향'을 제 1호 법안으로 채택했지만 하루 뒤 번복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당내 한 의원은 "현행 지도부의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불분명한 정체성도 도마에 오른다. 대구·경북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현안에 대해 강경 보수층의 민심을 의식하는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개혁적 성향을 보인다. 안보 이슈를 제외하고는 당론 모으기가 쉽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중도층과 보수층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고 있다. 여기에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간 '보수후보 단일화' 이견이 지속돼 갈등 모습만 부각되고 있다.
바른정당은 위기를 탈출하고자 26일 비상시국회의를 부활시키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헌재가 탄핵을 결정하면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비상시국회의를 통해 탄핵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전략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기획본부를 설치했다. 바른정당은 27일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황영철 의원을, 부본부장으로 김무성 의원을 임명했다. 황 의원은 "야당으로서 치열함과 선명성이 부족했는데 이걸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략기획본부는 당내 최대주주인 김 의원을 등판시켜 부족한 당내 리더십을 제고할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당내 주요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헌했는데, '위기론' 부각으로 등판의 명분을 열어주었다는 얘기다. 다만 좌우양측에서 바른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