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보금자리론 증가세가 주춤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월 3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었으나 올해 들어 2조원 밑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나섰고,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강화된 영향이다.
3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포함)은 1조9060억원 판매됐다. 지난해 말(2조8827억원)과 비교하면 34% 급감했다.
올해 보금자리론 지원 요건이 강화됐다. 우선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조건이 신설됐다. 지난해까지 보금자리론은 소득조건을 따지지 않았다.
또 주택가격 조건과 대출한도도 줄었다. 주택가격은 9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대출한도는 5억원에서 3억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이 같은 대출 심사 강화는 지난해 연말 한도 초과로 공급이 일시 중단된 데 따른 조치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0월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는 ‘아낌e-보금자리론’ 취급을 중단했다. 수요 급증으로 10조원의 한도를 초과해서다.
또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도록 한 것과도 맞물린다. 급증했던 가계대출은 심사 강화 이후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보금자리론의 감소는 시중은행 대출에 비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7월 연 2.66%를 최저점으로 올해 1월 3.16%로 상승했다. 반면 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2.40%에서 연 2.70%로 0.3%p 오르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며 보금자리론의 매력이 커진 셈이다. 주택금용공사는 오는 6일부터 금리를 0.1%p 올려 연 2.80%로 책정했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여전히 낮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차원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며 "이런 영향으로 보금자리론도 작년 연말 대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