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직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사진=신화/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거 승리 전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고 이것은 매카시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변호사가 선거 전인 10월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 전화를 도청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신성한 선거 기간 중 내 전화를 도청하는 것은 얼마나 저급한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것은 닉슨의 워터게이트 감"이라며 "나쁜 (혹은 역겨운)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대선 전에 도청하는 것이 합법인가"라고도 반문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은 이 같은 대통령의 혐의 제기가 정보기관이나 법 집행 기관의 브리핑에 근거한 것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NBC는 미국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도청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 정부 내 인사들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이 공동 창립한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의 전날 보도를 언급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브레이트바트뉴스에서 보수 라디오 진행자 마크 레빈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가을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감시하기 위해 '경찰국가 전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즉각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케빈 루이스는 성명을 통해 "법무부가 진행 중인 독립적 수사에 백악관 관계자가 개입하지 않는 것은 오바마 정부의 기본 원칙이었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백악관 관계자는 어떤 미국인에 대해서도 감시를 명령한 적이 없으며 이에 대한 어떤 의혹은 그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낸 벤 로즈는 트위터에서 "어떤 대통령도 도청을 지시할 수 없다"며 "당신과 같은 사람들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제한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