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교보생명이 주식시장 상장(IPO)을 포함한 자본확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향은 오는 2021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의 기준서가 발표되는 5월 이후에 정해질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IPO를 강하게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본사 사옥<사진=교보생명> |
교보생명 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어피너티·IMM PE·베어링PEA·싱가포르투자청 등)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00억여원에 사들였다. 그러면서 2015년 말까지 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이 다시 지분을 사들이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오는 2021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등을 이유로 IPO시기를 미뤄왔다. IPO가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약속한 시한이 1년도 더 지난 상황에서 FI들이 더 이상 자금 회수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교보생명에 내년 초까지 IPO를 하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회수가 급한 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하거나 지분을 다른 곳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까지만 해도 IPO를 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FI들이 강경한 태도로 나오자 IPO를 적극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는 어려울 것 같고, 내년 중 IPO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FI들이 IPO를 1년 넘게 기다려온 만큼, 풋옵션 행사시 그간의 기회비용을 더 얹어줄 것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년을 넘게 교보생명을 기다려온 FI들이 계약된 조건 그대로 풋옵션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 금액을 교보생명 측에 더 요구했고, 이에 따라 부담이 커진 회사 측에서 IPO를 유력하게 검토하기로 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교보생명의 IPO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여전히 IPO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측은 "IPO는 자본확충 방안의 하나"라며 "신종자본증권이나 영구채 발행 등과 함께 고민하고 있는 대안이며, 오는 5월 IFRS17 기준서가 나온 이후 최적의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