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에 소속된 사외이사들이 평균 6000만원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 실적에 따라 사외이사가 받는 연봉에 차이를 보였다. 최근 실적 순항을 기록한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사외이사 연봉을 크게 인상했다. 반면 실적 회복이 지지부진한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삭감 또는 동결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위 10개 건설사 중 상장 기업 6곳의 사외이사가 받는 연봉이 627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942만원)보다 5.6% 인상된 금액이다. 다만 삼성물산 사외이사 한명이 중도 사퇴해 평균 연봉이 낮아진 것을 고려하면 실제 인상폭은 2.6% 정도다.
건설사 중 가장 대우가 좋은 기업은 삼성물산이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데다 시공능력 1위를 3년째 지키고 있는 상징성도 참작한 대우다.
이 회사는 6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작년 평균 연봉은 7800만원이다. 건설사 중 최고다. 작년 평균 연봉은 6830만원. 이는 이대익 사외이사가 연초 사임하면서 낮아진 영향이 크다. 수년째 연봉 7800만원을 맞추고 있다. 실적 회복이 더뎌 인상에는 보수적인 상황이다.
시공순위 2위인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에 이어 두 번째로 사외이사에게 연봉을 많이 줬다. 사외이사 4명의 평균 연봉은 7300만원이다. 2014년과 비교하면 500만원 낮아졌고 작년과 비교하면 동결이다.
실적 회복세를 보인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은 넉넉한 인상률로 보답했다. 2015년 평균 연봉 5700만원을 줬던 현대산업은 작년에는 7.0% 오른 61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기간 연간 영업이익은 2200억원에서 3800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배 정도 증가했다.
대형사 중 사외이사 연봉이 가장 낮은 대림산업도 영업이익이 증가하자 ‘통큰’ 인상률을 적용했다. 2015년 평균 3800만원을 줬으나 작년에는 26.3% 인상한 4800만원을 챙겨줬다.
이와 달리 실적 회복이 더딘 대우건설은 연봉을 줄였다. 평균 5900만원을 지급하다 작년엔 8.4% 삭감한 5400만원을 지급했다. GS건설은 평균 연봉을 6125만원에서 6250만원으로 소폭 인상했다.
기업 실적에 따라 사외이사들이 받는 연봉이 삭감 또는 인상하는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경영 전반에 걸쳐 조언과 전문지식을 구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경영진의 직무집행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대표이사 선임과 신규 투자, 유상 증가, 사채 발행 등에 직접 관여하는 만큼 경영 성과에 책임을 함께 하는 의무를 진 셈이다.
경제개혁연구소 이수정 연구위원은 “국내 대기업군의 사외이사는 경영진과 이해관계자 비율이 20%대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며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 전반에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