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문재인 대세론이 현실화되면서 비문(비문재인)진영 연대론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다만 지금 당장 후보간 연대가 이뤄지기보다는 각자 지지세를 결집하는 자강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먼저 고지에 올라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대선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그간의 행보와 달리 선(先) 자강론을 내세웠다. 얼마 전 "보수가 흩어지면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했지만 28일 후보자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는 "제가 단일화를 하려고 출마한 건 아니다"며 '보수후보 단일화 전면 재검토'를 언급했다.
이런 유 후보의 태도 전환은 답보된 지지율을 끌어올려 단일화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5월 9일 장미대선의 대진표가 결정되면 흩어져있던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결집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뒤 단일화에 나서야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유 의원은 29일 자신의 정계 입문을 이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안철수 씨도 혼자 ‘내가 된다’ 하고 다니니까 표가 모이는 것 아니냐"며 자강론에 힘을 실어줬다. 유 의원은 다음 주 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 이후 낙마자들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이삭줍기'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캠프의 1차 목표는 지지율 10% 달성이다. 그래야 한국당 최종 후보와의 '보수후보단일화'에서 승산이 있으며, 공중전 수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의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선거비용을 전액, 10%~15%면 절반을 국가에서 보전 받을 수 있다. 10% 이하는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바른정당 한 의원도 "만약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선거에 임한다면 본인이나 당이나 모두 어렵다. 결국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현실론'을 거론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압도적인 경선 3연승을 달리자 '자강론'의 고삐를 더욱 움켜쥐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6일 “패권주의에 반대해 온 호남의 통합정신이 국민에 의한 연대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28일 "후보 선출 후 국민이 자동으로 연합이나 연대, 연정의 길을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조건을 고려할 때, 비문 진영은 대선 후보등록일인 4월15일까지 '자강론'을 유지한 이후 단일화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