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청와대는 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침묵 속에서 참담하고 비통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서울광장 인근에서 바라본 청와대. <사진=김학선 기자> |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길 기다리며 청와대에서 밤샘 대기했던 참모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참모들은 대부분 "참담한 심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사실상 갇혀 있는 상황에서 도주 우려가 없고 구속 사유가 충분하지 않은데도 여론에 밀려 법원이 구속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불구속 수사 원칙이 지켜지길 바랐는데 너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판을 통해서 충분히 진실을 가릴 수 있는데 전직 대통령에게 수의를 꼭 입혀야 하느냐"면서 "수의를 입고 불려 다니는 모습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토로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앞서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이날 오전 3시 발부했다. 헌정 사상 세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배경을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총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8시간40분간 이어져 '역대 최장'으로 기록됐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