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 입찰에 SK하이닉스와 대만의 홍하이정밀그룹 등 10곳 안팎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대형 반도체 회사인 브로드컴이 2조엔의 입찰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経済新聞)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약 2조엔의 입찰 금액을 제시하기 위해 미국 사모펀드회사인 실버레이크파트너스와 제휴 관계를 맺었다. 앞서 도시바는 메모리 회사의 사업가치를 1조5000억엔~2조엔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니혼게이자이는 별도의 소스(정보 출처)를 언급하지 않고 도시바가 미국 입찰자에 "호의적"이라면서 "실버레이크는 기술 그룹인 델 테크놀로지스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브로드컴은 상업용 통신 장비 칩(반도체)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 측은 4월에 기술 유출 방지 및 고용 계획을 포함하여 후보 기업을두고 개별협상에 들어간다. 인수한 지분을 향후 어떻게 보유하고 매각할지에 대한 의향도 확인한다. 도시바 측 고위간부는 "6 월 하순 정기 주주 총회 전까지는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법적 정리절차 돌입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발생, 3월 말 현재 6200억엔 가량 채무 초과 상태가 된다. 메모리 사업 매각을 통해 세금을 포함해 약 1조엔 규모의 매각 차익이 필요하다. 현재 메모리 사업부의 순자산은 5000억~6000억엔 정도로 추정되며, 따라서 1조엔의 매각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1조5000억엔 정도는 받아야 한다.
'도시바 메모리'는 오는 4월1일부로 새로운 회사로 분사된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9.4%로 삼성전자 30.8%에 이어 2위다. 도시바의 제유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15.6%, SK하이닉스가 11.8%의 점유율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같은 소식은 전날 분사안 가결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도시바의 주주들이 '분노'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뒤 나온 것이다.
도시바는 앞으로 입찰 기업과 개별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입찰 상황을 보고 교통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출자 제안을 검토하면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기밀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 저장장치에 도시바 메모리 기술이 이용되고, 여기에는 고급 암호화 기술도 포함된 만큼 군사 및 외교 등에 관련된 기밀정보 유출이 발생할 수 있어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외국계 기업이 출자할 경우 외환관리법에 따른 사전 심사도 필요하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제산업성 측이 동맹국인 미국 기업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본 공장 유지와 내년 3월말까지 매각 완료라는 조건을 제시한 도시바와 입찰 업체 측의 계산은 더욱 복잡하게 됐다.
한편 도시바는 담지 레이더 등 국방 분야의 반도체 사업은 계속 하겠다는 의향을 일본 국방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배경에는 중국에 방위 장비 및 기술 유출 등 안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