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여야한다"는 큰 기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생각은 일치한다.
다윗과 골리앗 격으로 벌어진 체격 차이를 보완해야 극심한 청년 실업의 주된 원인인 양극화된 노동시장이 정상화되고, '국민성장(문재인)' 혹은 '공정성장(안철수)'을 이룰 수 있는 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다만 현실화 방안을 두고 세부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문재인 후보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불평등한 거래 관행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기업이 무슨 죄인가"라며 반기업 정서를 우려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4대 출범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 임금격차 80% 이내로…文 "대기업 유보금으로" 安 "정부재원으로"
먼저 문재인 후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80%까지 줄이는 '공정임금제'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방법은 정부 재원이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 관행을 손보는 데서 찾는다.
대기업이 쌓아놓은 유보금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청업체에 주는 납품단가에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고, 현금화가 늦어지는 약속어음 제도를 점차 폐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청년채용 확대 방안도 내놨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10일 중소기업이 청년 정규직 2명을 채용하면 1명의 임금 전액을 3년간 정부가 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안철수 후보의 공약보다 나랏돈의 동원 규모가 크다.
안철수 후보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대졸 청년에 2년간 정부 재원으로 매달 50만원의 임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중소기업 대졸 초임 임금격차를 60%에서 80%까지 좁히겠다는 것.
예상되는 대상자는 연 최대 10만명으로 5년간 50만명이다. 안 후보는 이를 위해 5년간 5조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상기업은 유망 중소기업, 신성장산업 중소기업, 기술우수 중소기업으로 한정된다. 정부 재원으로 부실기업이 연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 文 "중소기업 어려움 방관해선 안된다" vs 安 "시장 자율적으로 견제와 균형"
문 후보가 불공정 관행을 손보는데 있어 정부의 책임을 내세웠다면, 안 후보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이 목표다.
문 후보의 '국민성장'론은 중소기업 육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체의 99%, 고용의 88%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커야 성장의 열매가 서민과 중산층까지 골고루 분배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정부의 규율이 아닌 시장 자율적으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공정성장'론이다.
이를 위해 안 후보는 공정위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장 질서의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상임위원 수를 2명 더 늘리고 임기를 2년 더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재벌의 기업구조 개선도 전면에 내세운다. 문 후보는 "재벌 가운데 10대 재벌, 그 중에서도 4대 재벌의 개혁에 집중하겠다"며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언급했다. 안 후보 역시 다중대표소송제를 공약했다.
두 후보는 재벌 범죄에 대한 '철퇴'의 필요성에도 공감한다. 문 후보는 재벌 중대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100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도록 하고, 비리기업인에 대한 사면을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