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대선 패배 후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안갯속이다. 당초 한 자릿수 지지율을 24%까지 끌어올려 나름 선전했지만 잠복해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꿈틀대고 있어서다. 민심과 동떨어진 당권 싸움에 매몰되면 당이 다시금 급속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선거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뇌관은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13명의 복당 문제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직후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아 의견 수렴을 한 뒤 비대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선 후보가 '당무우선권'으로 결정한 복당조치를 뒤집을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탈당파 복당 문제의 파열음은 당권 투쟁과 관련이 있다. 정치권에선 홍 후보가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세를 모으기 위해 협의 없이 복당을 밀어붙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독고다이' 행보를 걸어왔던 홍 후보가 본격 세 넓히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홍준표계로 분류할 수 있는 당내 인사는 경남도 행정부지사로 인연을 맺은 윤한홍 의원과 영남중 후배인 이철우 의원 등 손에 꼽힌다.
홍 후보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나라가 친북·좌편향되는 것은 온몸으로 막을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또 "아직 남은 세월이 창창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 및 차기 대권까지 염두에 둔 출사표를 에둘러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당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바른정당 탈당파와 심정적 갈등이 깊다. 새롭게 임명된 당협위원장들 역시 복당파 의원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에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징계 해제된 친박(친박근혜) 핵심 3인방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다시금 세를 규합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에서 대구·경북(TK)민심을 확인한 친박계가 자신감을 되찾아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수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와 친홍(친홍준표)계가 이에 맞선다면 당은 깊은 내홍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