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2일(현지시각) 필리핀 수도 마닐라 국제공항 인근 카지노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방화 사건으로 한국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날 총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최소 3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2일(현지시각) 새벽 필리핀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부근에 위치한 카지노 호텔 '리조트 월드(Resorts World)'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그래픽=뉴시스> |
외교부는 이날 "필리핀 마닐라 소재 호텔 총격·방화 사건과 관련, 주필리핀대사관은 영사 2명을 현장에 급파하여 우리 국민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2일 오전 11시30분(서울시간)까지 파악된 내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아울러 "경상자 3명은 연기흡입 및 대피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중이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라면서 "현장과 다른 층에 있었던 1명은 아래층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고, 대피하여 휴식을 취하던 중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장마비로 추정되나, 정확한 사인은 부검으로 확인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현재 영사 2명을 급파해 한국민 추가 피해여부를 확인중이다.
필리핀 경찰은 현재까지 정확한 사상자 규모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앞서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는 이슬람국가(IS)가 이번 공격이 '외로운 늑대 전사'에 의해 단행된 것이라며 배후를 자처했다고 밝혔다.
CNN뉴스 등에 따르면 마닐라 국제공항 인근의 카지노 호텔복합시설인 리조트 월드 마닐라에서 총격과 폭발이 발생했다.
당국은 정확한 사상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일부 부상자들이 목격됐으며 총격 당시 복면을 쓴 무장 괴한들이 복합단지 안에 있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경찰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으며 군은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브리핑에서 복면을 쓴 괴한이 카지노의 대형 TV 스크린을 향해 총을 쏜 뒤 테이블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물품 창고에서 1억1300만 페소(약 25억5000만원)어치의 카지노 칩을 챙겨 달아났으나 얼마 뒤 이 카지노의 호텔 방에서 침대에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ABS-CBN 방송은 소방당국을 인용해 이 리조트의 2∼3층에서 최소 34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지금까지 54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희생자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필리핀 남부 소도시인 마라위시에서는 정부군과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 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마우테가 지난달 23일 마라위시에 침입해 주요 시설을 점검하고 불태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 섬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