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고리원전 1호기 해체 작업이 오는 2032년까지 약 15년간 이어진다. 해체 비용은 약 6437억원으로 중단된 원전 부지는 숲이나 다른 발전소 부지 등으로 활용된다. 다만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마련은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영구정지에 들어간 고리 1호기는 4단계를 거쳐 총 15년 넘는 시간 동안 해체된다.
◆ 8년간 사용후핵연료 반출…녹지 등으로 부지 재활용
한수원은 2022년 6월까지 해체계획서를 마련한다. 해체계획서에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방안 등이 담긴다. 한수원은 주민 공청회를 열고 지역사회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해체계획서를 마련하는 동안 한수원은 사용후핵연료를 냉각하고 이를 반출한다. 이 작업이 이달부터 2025년말까지 약 8년6개월간 이어진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내 마련될 건식저장시설에 임시 보관된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해체계획서 승인이 나면 해체 작업이 본격 시작된다. 주제어실이 있는 비방사능 건물인 터빈 건물이 먼저 철거된다. 방사능에 오염된 원자로와 구조물이 있는 원자로 건물은 오염 제거 과정을 거쳐 해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자로 시설 해체 현황과 방사성 오염 제거 환경, 방폐물 관리 현황 등을 반기마다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2030년 12월말까지 원자로 관련 건물이 모두 철거되면 이듬해인 2031년 1월부터 약 2년간 부지 복원 작업을 한다. 해외 사례에 따라 녹지나 다른 발전시설, 상업용지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고리 1호기 해체 비용은 약 6437억원이다. 밀폐관리와 철거비가 약 3198억원이고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분 비용이 2519억원이다.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방폐물은 1만4500드럼이다. 이 방폐물은 경주에 있는 시설에서 처분된다.
◆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외부 저장시설 마련 '숙제'
문제는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방폐물이다. 고리 1호기 사용후핵연료는 총 1391다발. 부지 안에 건식저장시설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지역 주민의 협조가 필요하다.
건식저장시설도 임시 저장소에 불과하다. 원전부지 이외 지역에 중간저장·영구 처분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방폐물의 처리 시설을 반길 지역 주민은 드물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밖에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해 안전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전 1호기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고리 1호기는 국내 첫 원자력 발전소로 1978년 4월29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지난 40여년간 총 15만5260GWh 전력을 생산했다. 고리 1호기 설비 용량은 586MW다. 고리 1호기는 30년 운영 후 2007년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다. 한수원은 2차 계속운전을 신청하지 않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고리 1호기는 영구정지에 들어갔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