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20일(현지시각) 중국 본토 A주를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가 전세계에서 유입되는 자금으로 홍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편입 효과가 크지 않으며, 중국 정부의 개혁 여부에 초점을 맞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중국 A주 MSCI 편입 환영"
MSCI는 중국 A주 내 222개 대형주를 편입할 계획이다. 이는 애초 계획했던 169개보다 많은 수의 종목이다. 해당 종목들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게 될 비중은 약 0.73%다. 중국A주는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외국인의 경우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다.
<사진=바이두> |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간 중국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이 2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자산운용사, 연기금 및 보험사에서 40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중국 본토 주식에 몰려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HSBC 그레이터 차이나 오퍼레이션의 헬렌 웡 책임자는 MSCI의 결정이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하기 위한 첫 삽을 뜬 것"이라며 "중국 경제와 본토 시장이 가진 규모 및 중요성에 걸맞게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트캐피탈의 카린 헌 파트너는 "MSCI가 중국 A주를 편입하기로 한 만큼 중국 A주의 중요성이 확인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중국 본토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라이언 스톡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은 "이번 편입 결정으로 우리 고객들이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블랙록은 지난 수년간 중국 자본시장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개방되는 것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 "당장 효과는 미미…시장 자유화 진척에 달려"
다만 이번 MSCI 편입이 중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주식은 이미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27%를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나 알리바바 등 홍콩 혹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정보통신(IT)주가 다수다.
지수 편입도 당장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내년까지 두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첫 번째는 2018년 5월 반기 지수 리뷰에서 이뤄진 뒤 같은 해 8월 분기 지수 리뷰 때 두 번째 단계가 진행된다. 중국 증시가 추가적인 개혁을 실시한다면 향후 중형주도 편입되면서 중국 A주의 비중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시장 규제가 높다는 점도 투자자들 진입을 막을 걸림돌로 꼽힌다. MSCI는 중국 증시의 제한적 시장접근성, 정부의 거래 중단 문제, 금융 상품 관련 규제 등을 문제로 지목했다.
세바스티안 리블리히 MSCI 인덱스 매니지먼트 리서치의 글로벌 부문 책임자는 "향후 중국 종목이 더 편입될지는 중국 증시가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접근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국제 거래 기준에 부합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금융시장 자유화를 계속 지속한다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중국 A지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티 로 프라이스의 닉 비크로프 아시아 주식 부문 포트폴리오 스페셜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중국 본토 증시가 자유화되고 규제 개혁이 이뤄지면서 중국 A주의 투자자 층이 넓어진다면 중국도 MSCI 지수에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중국 A주 추이 <사진=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