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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의 유혹···‘투잡’ 아빠의 아슬아슬 경제 외도

기사등록 : 2017-06-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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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범준 기자] 모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5년차 회계사 김모(32·서울 은평구)씨는 '투잡(two-job)' 중이다. '외벌이'로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니 삶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회계사면 많이 벌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씨는 손을 내저으며 "봉급 월수령액이 세후 300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고 했다. 이어 "맞벌이가 아니면 주택 대출이자와 생활·육아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최근 투잡으로 주식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김씨는 "돈은 부족하고 시간은 없고, 결국 '주식'과 '도박'이 답"이라고 말했다.

투잡은 비단 김씨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구인구직 정보회사 사람인에이치알에 따르면, 직장인 986명 중 77%가 "투잡 의향 있다"고 응답했다. 이미 투잡을 하고 있는 비율은 13.2%으로 집계됐다.

투잡 이유로 "월급으로는 생활이 힘들어서"(57.3%·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두번째로는 "결혼·빚청산·노후 등 목돈 마련을 위해서"(35.4%)였다.

현실적인 생활비 대비 급여가 여유롭지 않다보니 '맞벌이' 가구 역시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 비중은 배우자가 있는 약 1188만4000가구 중 533만1000가구로 44.9%에 달했다. 2015년 대비 12만5000가구(2.4%) 증가했다.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남자가 45.9시간, 여자가 40.2시간이었다. 1인 가구(남자 44.5시간·여자 39.1시간)보다 1시간 가량 더 많이 노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외벌이 가구는 평균 46.4시간으로 더욱 많았다.

[자료=통계청]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쉬운 돈벌이를 찾는 게 현실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주식투자자(실질주주)는 489만여명으로, 15세 이상 전체 경제활동 인구 약 4360만명 중 11%로 나타났다. 노동력이 있는 국민 10명 중 1명 꼴이다.

특히 40대의 주식투자가 142만명(전체 실질주주 중 약 30%)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통상 자녀를 학교에 보내며 학원비 등 지출이 본격적으로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로또 등 각종 복권을 지나치게 구입하는 사례도 많았으며, 아예 도박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경마장'이나 '강원랜드'로 향하기도 했다.

심할 경우 인터넷 불법 도박이나 해외 원정 도박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가장의 '경제적 외도'다.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도박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 직장인 한모씨는 "돈을 모으기는커녕 빚까지 지게 됐다"면서 "만약 단속에 걸리기까지 했더라면 하루아침에 범죄자 신세가 될 뻔 했다"고 후회했다.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전 한국사이버대 부총장)은 "건전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도박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주식 투자에 대해서도 "여윳돈 이상으로 무리를 하거나 부부·가족 간 상의 없이 몰래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설령 돈을 조금 벌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손해"라면서 "쉽게 돈을 벌면, 열심히 땀 흘려 돈을 버는 노동의 값진 가치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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