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뉴스핌 이영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초청한 백악관 환영만찬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새로운 무역협상을 시사하는 글을 올려 귀추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현관 앞에서 첫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관 앞까지 나와 문 대통령의 차량을 기다렸고,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첫 만남에서 짧지만 강렬한 악수를 나눴다. 한미 정상의 악수는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서 한번 더 이뤄졌다.<사진=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의 만찬 직후 올린 트위터 글을 통해 "한국 대통령과의 매우 좋은 대화를 막 끝냈다"며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 등을 포함한 많은 주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양국 정상 간 상견례를 겸한 첫 만찬에서 한미FTA나 새로운 무역협상과 관련된 논의가 오갔음을 시사한 것으로 3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도 한미FTA가 불평등한 조약이라며 재협상 필요성을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 공식만찬장(State Dining room)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모두발언에서도 "북한, 무역 및 다른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모두 토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new trade deal'(새로운 무역협정)을 직접 언급한 것은 양국 정상 간 한미FTA 재협상 문제가 상당한 수준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만찬 직후 브리핑에서 관련질문에 "양국 간 협의에 따라 구체적 대화내용은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생각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인 줄 모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미FTA가 더더욱 호혜적인 관계로 개선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또 함께 협의할 문제"라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도 미국 의원들의 FTA 관련질의에 "이제 한·미는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를 보면 한미FTA가 발효된 후 5년간 세계 교역액이 12%가 감소하는 동안 한미 교역액은 12%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도 늘어났고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도 늘어났다.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상품교역에서 한국의 흑자가 많다는 것인데, 거꾸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흑자가 많다. 또한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대한국 투자보다 훨씬 많아서, 전체를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미 의회 지도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만찬에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드도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오늘 한미 양국의 현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다 언급됐다"며 "언론이 예상한 다양한 주제들이 다 논의됐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만찬 회동 결과가 30일 한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오늘은 양측 간의 합의를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오늘은 여러 가지 첫 대면을 하는 자리였고 첫 대면을 한 자리에서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들, 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런 부분에서 상호 간의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는 자리였다"며 "오늘 만찬은 내일 한미정상회담과 결과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양국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변화된 부분에 대해선 "양국 정상들 간에 이해도는 굉장히 높아졌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아까 말한 것처럼 협의하거나 합의하는 자리가 아니라서 두 분의 생각에 대해 서로 진솔하게 이야기를 했고 두 분 간의 이해도는 매우 높아졌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