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팽배한 가운데 영국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연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파운드화가 지난해 6월 국민투표 이후 두 자릿수의 급락을 연출하자 바겐헌팅을 노린 해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룬 것.
영국 파운드 <사진=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로이즈에 따르면 연초 이후 영국 투자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173억파운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2억파운드에서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회사채 시장의 외형 확대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의 비중이다.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매입 비중이 92%에 달했다. 해외 투자자의 비중이 8%에 그친 셈.
반면 올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입 비중이 19%로, 전년 동기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다.
파운드화의 급락에 따른 상대적인 투자 매력 상승과 해외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파운드화 상승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주식보다 투자등급 회사채를 매입,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로이즈의 케벌 샤 신디케이트론 헤드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파운드화 표시 자산을 바겐헌팅하고 있다”며 “다만 투자 리스크가 높은 주식보다 우량 회사채를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유로화에 대해 15% 하락했고, 달러화에 대해서도 13%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파운드화 표시 회사채는 연초 이후 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바클레이즈의 피터 메이슨 유럽 금융시장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조기 총선과 이에 따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투자은행들이 회사채 신규 물량을 적극적으로 매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스킵톤 빌딩 소사이어티가 발행한 3억5000만파운드 규모의 회사채 가운데 19%가 해외 투자은행에 매각됐다. 특히 스위스와 노르웨이 투자자들의 비중이 각각 9%와 6%를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