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일요일이었던 어제(23일) 오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반면 영·호남 등 남부지방은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은 오늘 24일도 계속되고 있다.
23일 오전 9시45분 기준(왼쪽)과 오전 11시30분 기준(오른쪽) 특보발효 현황지도. 수도권은 파란색의 호우특보인 반면 남부지방은 보라색의 폭염특보가 표시돼 있다. [출처=기상청] |
지난 2일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중부 지방에 3주 가까이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13일에는 서울 1일 누적강수량 165mm를, 16일에는 충북 청주가 290mm를 기록하며 '물폭탄'을 맞았다.
23일 국지성 폭우로 서울 중구 청계천과 산책로가 잠겼다. [뉴시스] |
반면 부산·대구 등 남부 지방은 낮 최고기온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23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몰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
미국이나 중국처럼 땅덩어리가 넓지도 않은, 서울과 부산까지 직선거리가 350km 정도에 불과한 좁은 지역에서 이처럼 극명한 날씨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 요인으로 강해진 '북태평양고기압'과 '도시 열섬'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여름철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최근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힘이 강해지면서 장마전선을 위로 밀어내고 남부지방에 머무는 경우가 잦아졌다.
비구름 띠가 대체로 북한과 중북부 지방 사이만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국지성 폭우를 내리는 것이다.
북쪽의 한랭한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으며 기온이 상승하는 푄(Föhn, 산을 넘으면서 습기는 빠지고 뜨겁고 건조하게 된 바람) 현상도 한몫한다.
16일 오전 9시경 북상하는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 충청 지역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석일기도. [출처=기상청] |
남부 지방보다 중부 지방에 도시와 인구가 밀집해 있는 현상도 기후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설명되고 있다.
도시는 농림 지역보다 인공열의 방출과 온실 효과가 커 열섬(Heat Island) 현상을 초래한다. 도시 열섬으로 데워진 공기와 수증기가 상승하게 되면 주변 공기가 그 빈 공간을 메우려고 하는데, 이때 지상 바람이 빌딩숲에 부딪히면서 상승기류가 더욱 강해지게 된다.
결국 비구름이 더욱 두터워지게 되고, 도시에 많은 에어로졸(aerosol, 대기 중에 부유하는 0.001∼1.0 ㎛ 크기의 작은 고체 또는 액체상태 입자)이 수증기 응결을 촉진함으로써 강력한 물폭탄을 만드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전문가들은 "도시의 국지성 폭우 경향에 맞게 빗물 배수로 체계를 재정비하고, 도심 속 공원 등 자연녹지를 늘려 열섬 현상을 줄여야 폭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