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계 은행권의 2분기 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나타냈다. 다만, 주요 은행들은 향후 수익성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CBOE 변동성 지수(VIX)가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자산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하강한 데 따라 이익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UBS <사진=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UBS는 2분기 순이익이 11억7400만프랑(1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8억7900만프랑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72억7000만프랑으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72억3000만프랑을 넘어섰다.
특히 자산운용 부문이 약진했다. 2분기 UBS의 자산운용 부문으로 137억프랑의 자금이 밀려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향후 수익성을 가늠하기 위한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반면 미국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64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변동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크레디트 스위스(CS) 역시 자산운용 부문이 선전하면서 전체 순이익이 급증했다. 이날 CS는 2분기 3억126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억113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2분기 매출액도 53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3억5000만달러를 완만하게 넘어섰다.
자산운용 부문의 순자산 증가 폭이 23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불어나면서 전반적인 이익 성장에 힘을 실었다. 2분기 CS의 자산운용 부문은 6년래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8%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1억3200만프랑의 적자를 낸 데서 강력한 턴어라운드를 이룬 셈이다.
반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는 상반기 손실을 냈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상반기 12억1000만파운드(15억8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한 파운드화 하락이 수익성에 흠집을 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자산 매각으로 14억파운드의 손실이 발생한 것도 상반기 실적을 깎아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바클레이즈는 아프리카 사업 부문인 바클레이즈 아프리카 그룹의 지분을 33% 매각했다. 이 과정에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로 인해 바클레이즈의 자기자본비율이 13.1%로 향상됐다. 은행 측은 매각에 따른 효과가 온전하게 나타날 때 자기자본비율이 13.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은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시했다. 자산시장의 변동성 하락과 북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익성에 불리한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S는 "자산운용 부문이 선전하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에 의존하는 그 밖에 모든 사업 부문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적극적인 전략 변경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UBS 역시 한목소리를 냈다. 시장 변동성 살아나지 않고 있어 하반기 이익 창출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