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인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이날로 예정돼 있던 이 부회장에 대한 신문이 미뤄질 가능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전직 임원들에 대한 49차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우선 재판부는 지난 31일 시간 관계상 끝내지 못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피고인 신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날 특검팀은 "신문 준비가 덜 됐다"고 발언하면서 오전 공판은 개정 25분 만에 끝이 났다. 당초 황 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신문이 계획돼 있었으나 "박상진 피고인 신문이 오전인 줄 알고 있었다"고 밝혀 오후 1시에 신문을 재개했다.
오후에는 박 전 사장에 대한 주신문이 자정까지 계속되자 재판부가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을 이날 오전으로 미뤘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다른 피고인 신문도 순차적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마지막 순서인 이 부회장은 이날 중 신문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의 신문을 마치는 대로 장충기 전 차장, 최지성 전 실장, 이 부회장 순서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시간이 부족하면 오는 2일에도 피고인 신문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피고인 신문을 통해 지난 4월 공판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직접 밝히게 된다.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지만 본인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지난 31일 피고인 증언대에 선 황 전 전무와 박 전 사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압력 때문에 삼성의 승마 지원이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진술에 따르면 황 전 전무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의 노태강 국장, 진재수 과장 인사 개입 등 일련의 사태에는 최씨가 뒤에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에 최씨의 요구를 거스르면 그보다 나쁜 일이 회사에 생길 수도 있겠다는 염려에 요구를 들어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황 전 전무는 "최순실의 배경 때문에 그의 방해를 막지 못했다"면서 "선수 선발 공정성 문제로 구설수가 발생하더라고 최순실 요구 거절해서 치러야 할 곤욕에 비하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도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맡기 전에는 승마 관련 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정유라를 알지도 못했다"면서 "이후 승마협회를 통해 정유라 외에 다른 승마 선수를 뽑으려고 노력했지만 최순실 방해로 좌절됐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