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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의 위기의식…"카카오뱅크, 잘하데"

기사등록 : 2017-08-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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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실적에 놀라…본격적인 디지털화 추진할 것"

[뉴스핌=이지현 기자]"카카오뱅크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한 시중은행장의 말이다. 카카오뱅크가 연일 깜짝 실적을 내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장들은 경쟁업체인 카카오뱅크의 선전을 인정하면서 경쟁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디지털 은행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등은 카카오뱅크의 행보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카카오뱅크가 처음부터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놀랐다"면서도 "그래도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와 위비뱅크 양 측면에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절반 정도는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대주주다. 여기에 자체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위비뱅크도 운영 중이다. 올해 초에는 디지털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 내에 '디지털금융그룹'을 만들고, 산하에 디지털전략부도 신설했다. 비대면 채널 운영 및 마케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였다. 이 행장이 카카오뱅크와의 경쟁에도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카카오뱅크의 선전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카카오뱅크가 너무 잘하고 있다"면서 "이제 신한은행도 본격적으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앱 통합 작업도 모두 마쳤다"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각 그룹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직을 신설하고 CDO협의회를 운영키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부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또 신한은행은 최근 양분화 되어 있던 모바일 뱅킹 서비스 앱을 통합하기도 했다.

특히 위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으로 재직할 때에도 디지털화에 힘을 쏟아왔다. 위 행장의 측근들은 과거 모바일 카드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각 핸드폰의 사양을 다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위 행장의 관심만큼 신한은행의 디지털화 역시 속도감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모바일 플랫폼<사진=각 은행 앱 캡처>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난 1일 기업은행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언급하며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김 행장은 "영업점이 하나도 없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 하나로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은행업의 핵심 역량이 '시공간의 제한 없이 고객에게 유익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선전에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최근 일부 은행들은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춰주거나 전용 우대금리 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붙들기에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유심히 보고있다"면서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은행들마다 비대면 채널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초기 흥행 효과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호기심에 가입했거나 소액으로 이용만 해보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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