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여름휴가를 마치고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 완성차 5개사의 ‘동시파업’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노조는 파업결의 후 잠시 공백기를 가졌을 뿐 사측과 2017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가장 예민한 협상 현장은 통상임금 이슈가 걸린 기아자동차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오는 8일 쟁위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돌입 등 하반기 투쟁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 동안 받아온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임금체계를 사측에 요구한다는 목표다. 소송금액만 3조원이 걸린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과는 별도로, 노조는 이를 임단협에서 관철시키기로 했다. 노조는 “상여금 제도를 유지하고 하향조정 없는 통상임금 제도”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권오환 기아차 노조 기획2부장은 “평균임금 인상률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기본금 인상 요구안 15만4883원을 이번 임단협에서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또 제조업계 최초로 ‘일자리 나누기’를 요구할 계획이다. ‘하루 8시간, 1주일(토, 일요일 포함) 52시간 근무제’를 도입, 전체 임금총량이 줄면 이를 국내 공장에 투자, 일자리를 늘리자는 주장이다. 사측은 대체 인력 증가로 인건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완성차 5개사 근로자들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7일 일제히 현장에 복귀했다. 각사 노조는 곧바로 집행부 회의를 열고 하반기 노사협상 방향을 결정한다. <사진=뉴시스> |
현대차 노조는 이날 2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 회의를 갖고 향후 교섭 및 파업 일정을 결정한다. 파업찬반투표 결과가 나온 지난달 18일 1차 쟁대위에서 휴가일인 6일 이후부터 공장 내 공사 등을 중단하는 등 파업을 준비해 왔다. 현 집행부와 현대차 노조가 중심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선거가 9, 10월에 있어 8월말까지 임단협을 끝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투쟁배치(회사 교육 및 공사 거부, 조합원 파업 홍보 등)없이 교섭을 재개한 경우는 없었고, 지난달 교섭결렬 선언 이후 사측이 입장을 변화하고 일괄제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원, 임금체계 개편 등을 일괄협상 타결을 원한다.
한국GM은 9월말 노사협상을 재개한다. 지난달 사임한 제임스 김 사장의 후임자가 일러도 8월말 취임하고 노조 현 집행부도 임기가 이달 끝난다. 한국GM 노조는 휴가 전 열린 확대간부합동회의에서 “사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교섭이므로, 지회 선거 이후 차기 교섭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정리했다.
이들 3사와 달리 쌍용자동차 노사는 임단협에 합의했다. 르노삼성차는 큰 충돌 없이 대화중이다
한편 9만명에 달하는 완성차 3사 노조가 하반기 쟁의대책회의에서 전면적인 파업 돌입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사드보복(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으로 자동차업계가 최악의 경영위기에 처해있어,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려워서다.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등 친노동 입장의 문재인 대통령 또한 기업인과 간담회에서 이를 크게 걱정했다. 자칫 현 정부의 친노동정책에 대한 반대여론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노동계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금속노조 집행부의 대의원 선거가 걸림돌이다. 현 집행부는 8, 9월에 임기를 마치고 새 집행부는 9, 10월에 들어서고, 현안 파악과 협상 전략 1~2개월 소요돼 파업에 들어갈 시간이 촉박하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