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가상화폐]④ 원조에서 분화한 새내기 '비트코인캐시'

기사등록 : 2017-09-07 10:1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비트코인 개발자-채굴자 대립…채굴자 위주의 코인으로
블록 용량 늘린 거 외에 기술적인 진보 없어 한계

[뉴스핌=강필성 기자] 비트코인(BTC)이 가상화폐의 원조라면 비트코인캐시(BTH)는 원조의 2세대다. 비트코인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개발자와 채굴자의 갈등으로 탄생한 새 버전이다. 

통상 새 버전이 나타나면 옛 버전은 폐기되지만 비트코인은 신-구 두 버전이 공존하며,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비트코인캐시는 단숨에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3위에 올랐다. 

비트코인캐시는 탄생한 지 불과 한 달 가량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8월1일 비트코인 하드포크(hard fork) 이후 등장했다. 하드포크란 쉽게 말해 가상화폐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 비트코인 성능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태어난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이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일 당시만 하더라도 10분당 2000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성능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전세계의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거래 검증을 통해 블록에 기록되는 과정이 밀리면서 대기거래가 급증했다. 이 때문에 평균 10분만에 검증이 완료되는 시스템은 수시간이 넘게 기다려야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거래의 우선처리를 위해 지급해야하는 수수료도 급증했다. 이는 경쟁상대인 다른 가상화폐가 10초 안팎에 처리되는 속도에 비해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개발자 집단인 비트코인 코어팀은 블록체인의 블록에 저장되는 정보를 변경해서 효율을 높이는 ‘세그윗(SegWit)’을 업그레이드 방안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채굴자그룹의 반대였다. 세그윗을 하면 기존 블록구조에 최적화된 채굴기의 효율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

채굴자들은 대신 1MB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블록의 용량을 2~8배로 확대해 처리 속도를 높이자는 ‘비트코인ABC방안’을 제시했다. 블록 용량을 늘릴 경우 1초에 7개만 처리 가능했던 거래를 최대 56개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는 대안이 되지 못했다. 블록크기가 커질 경우 코어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빅블록을 감당할 수 있는 채굴자들만 남게 될 것을 우려한 개발자그룹이 반대했다.

결국 채굴자그룹이 ‘비트코인ABC’를 업데이트하는 하드포크로 이어졌고, 이들의 주도로 비트코인캐시가 태어났다.

◆ 탄생 한 달만에 시총 3위에 올랐으나 아직 평가 일러

이에 따라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는 완전한 별개의 가상화폐로 존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양측 진형이 모두 '윈윈'이다. 기존 비트코인이 가진 인지도를 비트코인캐시가 일부 점유하게 됐지만 오히려 비트코인 성공적 분리 및 세그윗 이후 폭발적으로 시가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비트코인캐시 역시 가상화폐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리라는 우려와 달리 단숨에 세계 대부분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거래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총액 3위다.

기존 비트코인 보유자의 경우 하드포크를 통해 보유한 코인양 만큼의 비트코인캐시를 받게 됐기 때문에 양자택일 보다는 보다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도 비트코인캐시가 유망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비트코인캐시는 기존 비트코인을 베이스로 하는 가상화폐인 탓에 기존 비트코인의 블록 용량을 늘린 것 외 기술적인 진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출시되는 가상화폐가 기존 가상화폐의 장점을 속속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차이는 크다. 새로 생긴 가상화폐의 기술 수준이 여전히 2009년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인지 현재 비트코인캐시의 시가총액은 구 버전인 비트코인에 12%에 불과하다. 8월 중순 110만원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캐시의 시가는 6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초기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등했으나 거품이 빠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비트코인캐시의 분리가 가상화폐 내분의 해법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