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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불협화음'에 파리바게뜨 가맹점 노심초사

기사등록 : 2017-09-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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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 불법 여부 놓고 이견
정부 눈밖에 날까 조심…가맹점주 눈치보기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고용부 내에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과 관련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가맹점 본사와 협력업체, 가맹점주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28일 파리바게뜨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루 전날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직접고용이 해답인가' 간담회에서 고용부 정책 실무자가 고용부의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입장과 상충된 소신발언을 건냈다. 

이에 현장에 있던 고용부 관계자들과 가맹점 본사 직원들, 협력업체 대표들, 가맹점주들 사이에 적잖은 동요가 일었다. 

◆ 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 김영주 장관 '불법 아냐' VS 정책 실무자 '불법' 

논란의 발단은 이날 토론회에서 고용부 정책 실무자가 "파리바게뜨 본사가 5378명의 협력업체 제빵기사들을 직고용 후 가맹점에 파견해 빵을 생산하는 방식이 불법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불법이다"고 답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고용부는 지난 21일 70일 간에 걸친 파리바게뜨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가맹점 본사와 협력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겼을 뿐 가맹점주들에게는 어떤 책임도 주어지지 않았다. 

근로감독 결과 자료에는 '가맹점주들이 제빵기사에 대한 연장근로 요청 등 업무상 일부 관여한 사실은 있지만 이는 미미한 것일 뿐,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종합해 볼 때,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에 대해 전반적인 지휘·명령을 하였고, 따라서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는 파리바게뜨임을 확인했다'고 명시돼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주최한 파리바게트, 직접고용이 해답인가? 긴급 현안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주 장관과 이성기 차관 역시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책임은 본사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하태경 의원은 5378명의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들을 파리바게뜨가 직고용 해야한다는 고용부의 시정조치를 문제삼으며 "직접고용된 제빵사들이 가맹점에서 일하게 되면 불법파견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파리바게뜨에 직접고용된 제빵사들이 가맹점에서 일하려면 파리바게뜨와 가맹점주 간 하도급계약을 맺어야 하고, 이렇게 되면 제빵사가 가맹점주 업무지시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불법파견이 아니냐는 주장에서다.  

이에 대해 김영주 장관은 "불법파견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고, 이성기 차관 역시 "현재로서는 불법파견 소지가 없다"고 답했다. 가맹점주가 생산물량 등 제빵업무와 관련해 제빵사들에게 요청하는 것은 지휘·명령이 아닌 도급계약상 업무협의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명절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대목에 예정된 생산물량보다 수요가 초과될 경우, 제빵기사들은 연장근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파견법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가맹점주가 아닌,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협력업체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만약 가맹점이 제빵사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 가맹점주가 하도급 위반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품목 수량과 납기 품질, 가격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업자에게 간접하면 원칙적으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 중간에서 난감한 가맹점주…조용히 입다물고 '쉿'

고용부 내 입장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맹점주들은 더욱 좌불안석에 앉게 됐다. 자칫 제빵기사들에게 정해진 업무 외 기타 업무를 지시했다 정부의 눈밖에 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파리바게뜨 외부 전경<사진=뉴스핌DB>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요즘 분위기가 말그대로 살벌하다.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협력체 직원들, 지자체 직원들에 기자들도 여럿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본다"며 "제빵기사들에게는 정해진 업무 외에 일절 잡무를 시키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도 "요즘엔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입 다물고 조용히 있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조용히 지겨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6일 고시한 '파리바게뜨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3355개 점포가 있으며, 이중 가맹점은 3316개, 직영점은 39개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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