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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동 기자]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이 오는 2021년 시행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에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Liability Adequacy Test) 결과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책임준비금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LAT란 보험계약으로부터 발생할 미래 현금유입과 유출액을 현재 가치로 바꿔 책임준비금이 적정한 지를 따지는 제도다. LAT 결손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해약하거나 보험금 지급을 요청할 때 보험사가 제대로 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거다.
11일 보험사 상반기 경영공시에 따르면 ABL생명의 올해 상반기 기준 LAT 잉여액은 28억원(준비금 13조7959억원, 평가액 13조7931억원)에 그쳤다. LAT 평가액 대비 잉여액 비율이 0.02%에 불과하다. 준비금을 추가로 쌓지 않으면 연말 결산에서 LAT 평가 결손이 발생할 수 있는 것.
메트라이프, PCA생명 등의 LAT 잉여액 비율은 각각 66.15%, 64.31%에 달한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빅3'의 잉여액 비율도 4~7% 수준이다. 이와 비교하면 ABL생명의 잉여액 비율은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IFRS17 시행 시 보험사 부담이 한번에 커지는 걸 막자는 취지로 책임준비금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준비금을 책정하는 LAT 할인율을 현재 3.5% 수준에서 향후 무위험수익률(2%대 초반 예상) 수준으로 단계적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LAT 할인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보험사 부담은 최대 10조원 이상 커진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LAT는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액을 추정해 그 이상의 책임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제도다. LAT 결과상의 보험부채 평가액은 시가평가 시 보험사의 부채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평가액 대비 잉여액 비율은 보험부채에 비해 얼마나 건전성 완충 자금을 준비하고 있느냐를 뜻한다.
현재 생보업계 LAT 준비금은 약 520조원이며, 평가액은 490조원 가량이다. 즉, 30조원 정도의 잉여금이 있다. 하지만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가 3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LAT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낮출 예정”이라며 “할인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책임준비금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LAT 잉여금이 적은 회사는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현재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이 100%에 미달하면 경영개선권고, 50%에 미달하면 경영개선요구, 0%이면 경영개선명령을 하는 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LAT 관련한 별도의 규제는 없다.
ABL생명 관계자는 “올해말 LAT 관련 규정이 변경될 예정”이라며 “규정 변경 및 금리상승 등 향후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LAT 결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