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위해성 논란이 불거진 생리대가 인체에 위해하지 않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온지 20여일이 흘렀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순면 생리대와 같은 친환경 제품과 수입산을 찾는 여성들이 여전히 많다.
17일 가격 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1주일간 유기농 소재의 생리대 브랜드 판매가 최대 300% 이상 늘었다.
생리대 판매 1위인 나트라케어는 1주일간 53%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나트라케어는 천연펄프를 사용하는 수입산 생리대다.
판매 2·3위도 한방 생리대 예지미인과 유기농 순면을 사용하는 유기농본이 차지했다. 예지미인과 유기농본 판매는 각각 120%, 357% 폭증했다.
지난 8월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사태로 인한 안전성 논란이 확대될 당시 나트라케어나 유기농본의 판매가 1000%대 급증했던 것보다는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1회용 생리대의 대안으로 수입산과 유기농 제품을 찾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이들 제품은 일부에서 품절사태가 빚어지는 등 공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사진=에누리닷컴 캡쳐> |
수제 작업으로 면 생리대를 만드는 한나패드의 경우 주문량 폭주가 계속되며 배송에만 최대 6개월 이상 소요되고 있다.
<사진=한나패드 공지문> |
최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회용 생리대의 불안감으로 주문량이 폭주상태"라며 "한나패드는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루 감당할 수 있는 주문량을 넘어섰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9월 주문자의 경우 내년 1~2월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 10월 이후부터는 내년 4월 순차적으로 생리대가 발송된다.
오프라인 매장의 한 관계자도 "식약처 발표 후에도 수입산 제품이나 순면 유기농 생리대 제품이 줄거나 하지 않았다"면서 "소비자들이 시중에 생리대들이 모두 안전한다든 정부 말에도 불구하고 아직 불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식약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등 666개, 기저귀 10개에 대해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의 함량을 측정하는 위해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전제품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VOCs 74종에 대해서는 이르면 1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5월까지는 농약 14종 등을 포함해 92종에 대한 위해평가를 추가로 완료하고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정 생리대를 착용한 이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들만 수천명에 달하는 가운데 여성들은 식약처 조사 결과를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33세 직장 여성은 "정부가 생리대가 모두 우려없는 수준이라고 밝혔어도 개개인마다 신체 특성 등이 다 다른데 부작용과 인과관계를 정확히 찾을 수냐 있겠냐"면서 "이번 기회에 수입산 친환경 생리대로 갈아탔고 앞으로 계속 이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릴리안 생리대를 착용한 뒤 부작용을 호소한 피해자들 5000여명 이상이 집단소송에 참여하기도 했다.
릴리안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진행을 대리 중인 법무법인 법정원도 "식약처 발표만으로 VOCs로 인한 생리기능의 장애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10종의 VOCs의 인체 위해성 여부와 VOCs로 인한 생리기능의 장애는 별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종의 VOCs 개별 성분의 함유량과 유해물질인 VOCs가 함유된 생리대 사용으로 인한 생리기능 훼손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별개"라면서 "이번 식약처 조사발표는 전자의 것에 대해서만 판정을 한 것이고, 후자의 것에 대해서는 향후 역학조사 등을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