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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북핵 이어 원전까지…문재인정부 국정동력 '발목'

기사등록 : 2017-10-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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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건설 재개' 권고
靑 "신고리와 탈원전은 별개…에너지전환 정책 계속"
20·30대 지지 이탈…문 대통령, 이른시일 입장 발표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정부가 '원전'이라는 또 하나의 암초에 부딪혔다. 인사에 이어 북핵, 이제는 원전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향후 국정운영에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20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와 별도로 '탈원전'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공론위)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누이 말하지만, 신고리 원전 5·6호기 문제와 탈원전, 즉 에너지 전환 정책 문제는 분리해서 가는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문제가 건설 재개로 결정되면서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탈원전' 정책이 힘을 잃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자, 서둘러 논란의 불씨를 끄는 모양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지형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이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공론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 건설을 재개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공론화위에 따르면, 최종조사에서 '건설 재개'를 선택한 비율은 59.5%, '건설 중단'을 선택한 비율은 40.5%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6%p다.

청와대는 일단 신고리 원전 건설재개와 탈원전 정책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공론화위의 조사 결과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일시 중단 방침을 내세웠던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날 "신고리 원전 공사가 재개됐다"며 "그동안 소동을 일으킨 정부는 사과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문재인정부는 탈원전에 대한 대선공약을 철회하고 원전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바른정당도 "정부는 이번 권고안을 반영해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장기적 에너지정책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동안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유발했던 것에 대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 단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감축해서 원전 제로시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에너지 전환 정책이라는 것이 장기적인 것이고, 방향을 그렇게 잡는다 해도 우리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탈원전 흐름이 강하고, 산업적으로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조"라고 언급했다.

원전 논란에 앞서 문재인정부는 인사와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겼다.

문재인정부 인사는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만 7명이 낙마하는 인사 난맥상을 보여왔다.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6월 5일 업무 과중에 따른 건강 악화와 시중 구설 등을 이유로 사의를 표한 것을 시작으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가 고배를 마신 뒤에는 청와대가 그의 임기까지 소장 권한대행을 맡기겠다고 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박성진 후보자가 사퇴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아직 새 후보자에 대한 하마평도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부처라 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7월 25일 공식 출범한 이후 석 달 가까이 수장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 핵 문제가 더해졌다. 한반도 전쟁 발발 우려까지 몰고 간 위기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현 정부가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한국 무시)'이라는 신조어까지 유행시켰다.

이 때문일까. 80%가 넘던 국정 운영 지지율도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대선 당시부터 문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젊은 층이 이번 신고리 원전 여론조사 과정에서 건설중단이 아닌 건설재개로 돌아섰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모든 연령대에서 조사 회차를 거듭할수록 건설 재개 비율이 증가했다"며 "특히, 20대와 30대에서 증가 폭이 더욱 컸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숙의를 거쳐 권고안을 제시해 준 공론위의 뜻을 존중한다"며 "대통령이 공론위 제안을 했고, 에너지 전환 정책 대해서도 얘기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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