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또 한번 독립성 문제에 대해 입을 뗐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중립적 판단 하에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 총재는 23일 서울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은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이 중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독립성 문제는 국정감사 때마다 언급되는 단골 질문이다. 이번에는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도화선이 됐다. 한은은 이달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9%로 제시했다.
국회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맞춰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1월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가 세 번에 걸쳐 3.0%로 올렸다”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도 되는가”하고 질의했다.
현재 각 기관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달 22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2.7%로 예측했다.
또 LG경제연구원 2.8%(내년 2.5%), 현대경제연구원 2.7%(내년 2.5%), 한국개발연구원(KDI) 2.6%(내년 2.5%) 등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한은보다 낮게 평가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투자와 소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를 감안했다”며 “9월 모니터링을 반영한 결과”라고 답했다.
이어 “통화정책을 금융경제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중립적으로 결정하는 상태를 독립성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10월 금통위 본회의에서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금융통화위원에게 그 이유를 묻는 이색적 장면도 연출됐다. 의사록을 통해 발표되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이 위원은 즉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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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재 취임 후 다섯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에 대해 이 총재는 꼭 필요한 조치였고, 경기부양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전 정권 경제수장인 최경환 부총리의 초이노믹스에 맞춰 이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총재는 “7월 중순 부총리가 취임했고, 그 전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었다”며 “취임에 따라 한 것이 아니라,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LTV, DTI 완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는 그 간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 “다섯 차례 금리인하가 경기 모멘텀을 살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현 기준금리 수준이 문제 있다”는 발언에 대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발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