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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 후폭풍, 강남권 꼬마빌딩 투자에 찬물

기사등록 : 2017-10-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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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보다 임대소득이 충분히 많아야 대출 가능
강남 홍대 등 문화상권의 '수익률 1%대' 상가 악영향

[뉴스핌=김선엽 기자] 정부가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도 대출 규제를 시행한다. 연간 임대소득으로 연간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면 대출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 규제는 임대 수익률이 낮은 수익형 부동산 임대업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임대 수입에 비해 시세가 높게 형성된 상가에 대해 대출을 제한하면 상가 투자 열기가 식을 거라는 얘기다. 이에 '대출을 끼고 상가에 투자하는' 기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한다. 

여기에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한 금리와 최저임금 상승 등도 임대 수입이 적은 수익형 부동산에 타격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은행권에 부동산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도입된다.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의 도입이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다. 이는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예컨대 100%를 넘지 못하면 대출을 제한하겠다는 것이 정부 의지다. 몇 %를 기준으로 삼을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남구 논현동 일대의 꼬마빌딩<사진=네이버 로드뷰>

통상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매매가의 절반 정도를 대출로 메운다. 은행의 대출금리(연 3.5% 가량)가 낮기 때문에 대출을 많이 받을수록 수익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레버리지 효과).

예를 들어 한 상가의 캡레이트(임대료/매입 금액)가 5%일 때 대출로 매입액의 절반을 충당하면 자기자금으로 투자한 금액 대비 수익률은 6.5%로 올라간다.

하지만, 꼬마빌딩 등 일부 수익형 부동산은 이미 임대소득에 비해 시세가 높게 형성돼 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낮은 경우도 상당하다. 특히 강남과 홍대 등 소위 젊은이들의 문화 상권에는 수익률이 1%대인 꼬마빌딩도 수두룩하다. 향후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증여수단으로 활용된 경우다.

이 경우 임대소득 만으로 대출이자를 갚을 수 없다. 대출금리가 인상되면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진다. RTI를 통해 이런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 정부 의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RTI를 얼마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꼭 규제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참고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수익률이 낮은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임대소득 만으로 이자를 내기 어려워 투자를 꺼릴 수 있다"며 "이번 대책으로 향후 '옥석고르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센터장은 "상가투자는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인데, 임대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가와 그렇지 않은 상가의 양극화가 예상된다"며 "대학가와 문화상권, 핵심 역세권 지역에 위치한 한계 꼬마빌딩은 매물이 쌓일 수 있는 반면 임대수익이 나오는 상가의 인기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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