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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호황에 따라 올해 실적이 호전됐지만 미래 불확실성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며 해외사업 비중을 60%대로 끌어올렸지만 최근엔 그 비중이 30~40% 수준으로 줄었다. 주택사업에 매출이 편중돼 경기 하락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의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의 50%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을 본격화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15년과 비교해도 최고 20%p 넘게 높아졌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8조3475억원 중 국내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41.6%(3조5531억원)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31.0%보다 10.6%p 상승했다. 2015년 22.8%에서 크게 치솟은 수치다. 이에 비해 해외 주력사업인 플랜트·전력 부분은 2016년 38.9%에서 올해 상반기 29.7%로 감소했다.
상반기 GS건설은 국내 주택·건축사업에서 2조5875억원을 벌었다. 전체 매출 5조6555억원의 45.8%를 차지한다. 2015년 말 20.3%에서 2016년 33.4%로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40%대를 돌파했다. 국내 사업의 비중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해외사업 비중은 2015년 56.7% 달했으나 2016년 44.9%, 올해 상반기에는 30.1%로 급감했다.
대우건설도 국내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전체의 56.6%를 기록했다. 주택과 건축부문이 각각 36.6%, 20.0%다. 지난해 말과 52.2%, 2015년 51.0%에 비해 수치가 크게 상승했다. 해외사업 비중은 지난해 말 25.8%에서 올해 상반기 23.9%로 하락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들도 국내사업 비중이 50% 수준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작년과 올해 국내 주택경기가 호황을 누리자 건설사들의 ‘곳간’도 풍족했다. 앞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실적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삼성물산도 1000억원에 밑돌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하락할 조짐을 보여 위기감이 감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장기간 미착공하고 주택분양에서 계약률이 저조하면 건설사들이 손실을 피하기 힘들다. 금융부채 부담이 늘고 마케팅과 홍보비가 늘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최근 기록 중인 주택사업 원가율 80%대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당장 체질 개선에 나서기 어려운 것도 불안 요소다. 해외시장에서 일감이 줄어 단기간에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1~9월) 해외에서 총 213억달러(24조3714억원)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수주 실적은 지난 2010년 716억달러를 최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00억~600억달러에서 움직이던 연간 수주액은 2015년 461억달러로 하락했고 작년에는 282억달러로 급감했다. 올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외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수주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 30% 넘게 감소했다. 대형 프로젝트 발주도 지지부진해 현재 공사 중인 사업이 마무리되면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택시장은 활발한 데 반해 해외수주가 부진하다 보니 매출 비중의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며 “주택경기가 꺾이면 주택사업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내년에는 사업 다각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