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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갈등 해빙?] 왕이, 주중대사에 "양국관계 진전"언급…청신호?

기사등록 : 2017-10-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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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양국 교류·협력 회복 기대"…전문가도 "긍정적 신호"

[뉴스핌=노민호 기자]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삐걱거리는 한·중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급)이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에게 한·중관계과 진전과 복원을 언급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사진=뉴시스>

노 대사와 왕 부장은 29일 베이징(北京) 공인(工人)운동장에서 열린 중국 외교부 주최 국제바자회에서 만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직접 한국 부스를 찾아온 왕 부장은 노 대사에게 "양국 우호에 대한 대사의 생각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노 대사께서 양국관계 우호에 다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가 오신 후로 양국관계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추후 재회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가 주최하는 국제바자회는 매년 10월 열리며 중국 빈곤지역을 돕기 위한 행사로 각국 외교단과 중국 외교부 고위 인사가 참석한다. 왕 부장은 각국 부스를 돌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부분은 왕 부장이 '북한 패싱'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대사관은 그냥 스쳐 지나갔고, 지재룡 북한 대사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왕 부장이 북측 관계자를 나중에 따로 만났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 외교부 "왕이 부장, 다른 곳보다 한국부스에 오래 머물러"

한국 정부는 왕 부장과 노 대사의 만남과 이들이 주고 받은 대화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번 만남은 노 대사와 왕 부장 간 첫 만남"이라면서 "특히 왕 부장은 우리 기업 부스를 모두 둘러보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양국 간 각급에서 소통이 보다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면서 "또한 양국 간 교류·협력이 조속히 회복돼 우리 국민과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과 노 대사의 만남은 양국 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왕 부장이 각국 부스를 들리는 과정에서 우리 측 부스도 참석한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 측 부스에는 다른 데보다 더 오랜 시간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왕 부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중국 전문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성균관대 중국연구소 양갑용 교수는 기자에게 "최근 주중 대사 관계자가 중국 외교부 고위관료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드로 인한) 분위기 때문"이라면서 "왕 부장과 노 대사의 만남은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19차 당대회 폐막 후 짐 하나를 덜은 모습"이라며 지금이 한·중 간 관계 회복의 적기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11일~12일 일정으로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중 정상 간 회담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30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APEC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며 시기를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중 양국 간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사드 갈등 이후 악화된 양국관계의 복원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 <사진=바이두>

다만 APEC과 같은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보다는 시 주석 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당국을 방문해야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 교수는 "다자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은 큰 의미는 없다"면서 "진짜 의미가 있으려면 국빈방문 형식 등을 통해 양자회담이 개최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문 대통령이 연내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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