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분쟁조정위원회-자율규제안 만든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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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현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협회 격인 한국블록체인협회(가칭)가 협회 내에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최근 서버 접속 장애로 논란을 빚자 대책으로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법적 근거 없이 업계의 자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과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안 초안을 완성했다.

자율규제안에는 소비자가 맡긴 금전이나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겼다. 소비자 금전은 은행에 예치한 뒤 고객 요청에 의해서만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암호화폐 키를 분리해 관리하는 등의 내용이다. 또 거래소가 갖춰야 할 전산에 대한 최소한의 설비 규정을 신설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이 이 같은 규정을 어길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자율규제위원회 또는 제재위원회(가칭) 등을 신설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소로서 최소한의 요건을 규정하는 내용들이 담겼다"면서 "이와 더불어 소비자 보호에 대한 내용도 담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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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사진=블룸버그>

특히 최근 빗썸의 소비자분쟁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책을 고심 중이다. 지난 12일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급작스레 서버 점검에 들어가면서 모든 거래가 중단됐다. 이때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5000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을 추진 중이다.

이에 거래소 업계에서는 가상통화 거래와 관련한 소비자 분쟁에 개별 업체들이 대응하기보다,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해결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선 협회 관계자는 "빗썸 사례 이후 소비자 분쟁에 객관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드는 등의 내용을 자율규제안에 담을 것"이라면서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안이나 구체적인 보상 체계는 조금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협회가 마련 중인 자율규제안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발표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상통화 거래와 관련한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업계의 자정작용만으로는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분쟁조정위원회나 제재위원회도 업계가 스스로 만든 규정일 뿐이다.

현재 국내에는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요건 및 인가 기준 마련, 피해보상계약 체결 등을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계류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통화에 대한 법적 정의도 없고, 거래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업계가 자체적으로 만든 규정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사안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내용 자체도 소비자 보호에 얼마나 효과적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협회에서 만든 자율 규제안은 협회 회원사에만 적용된다. 현재 협회 회원사는 가상화폐 거래소 및 종합 핀테크 기업 20여개에 불과하다. 결국 자율규제안도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자율규제안 마련을 권고한 금융당국에서도 이같은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에 자정작용을 하라고는 했지만 그들도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구심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업계에서 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직접규제가 아닌 간접규제여서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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