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표' 예산·정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에 적극 손을 내밀고 있다. 적폐청산 연대를 제안하며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2 회동'을 다시 제의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정부·여당의 법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토를 달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충분히 존재감을 높인 뒤 호남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등 얻을 건 모두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정책위의장과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정부 출범 후 6개월간 인사와 정책, 예산 등 국정 전 분야에서 어떤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왔고 국민의당에 무조건적인 협조를 요구했다"며 "필요할 때에만 슬그머니 협치와 연대를 얘기한다"면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당 행보는 예산 국회에서 제3정당의 존재감을 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 분당 이후 양당제로의 구심력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고, 당내 호남파 의원들 중심으로 민주당 복당설이 나오는 흐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여당과 자유한국당의 대립국면을 저울질하며 예산 보따리를 챙기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내년도 지방자치선거를 고려해 호남 지역 SOC 예산 증액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예산 국회 후반부로 갈수록 국민의당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국민의당은 정부와 여당이 제안한 법인세 인상엔 찬성하나 법인세 구간 신설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원조달 방안으로 책정된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몸이 달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과 안보를 위한 개혁은 여당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새 시대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 여당은 야당이 지적하면 얼마든 논의하고 타협할 각오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우리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생과 개혁의 길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바른정당·국민의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2 회동을 제안했다.
121석에 불과한 여당으로선 법안과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간극이 큰 보수야당보다는 한솥밥을 먹었던 국민의당(40석)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당내 원심력을 차단하고 실리를 챙길 때까지 거리를 두려는 국민의당과 예산안 통과와 개혁법안 처리에 애가 타고 있는 민주당 간 협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