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기술탈취 피해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7년간 소송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수사기관이 조사해 주십시오. 국민여러분의 청원 동참도 부탁드립니다."
<사진=전지현 뉴스핌 기자> |
생물정화기술 전문기업 비제이씨 최용설 대표는 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차의 기술탈취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1월27일 '다음'과 '청와대'에 청원글을 올려 현재 2800여명의 동참을 얻어낸 비제이씨는 청와대의 답신에 필요한 20만명까지 국민 참여를 호소했다.
청와대는 20만 이상 추천 받은 청원에 대해 청와대 수석 또는 각 부처 장관 등 책임 관계자가 30일 이내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미생물제 신기술 둘러싼 '다윗과 골리앗' 공방
최 대표에 따르면 비제이씨는 지난 2004년 자동차 페인트 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유기화합물과 악취를 정화하는 미생물제 신기술을 개발해 현대차 울산공장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해당 기술을 현대차와 공동특허로 등록했다.
이어 현대차는 2013년 1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비제이씨에 총 8차례 기술자료 및 1차례 테스트를 요구했고, 해당기술을 경북대에 논문으로 등록했다.
이후 현대차는 2015년 1월 경북대와 공동으로 새로운 미생물제 기술을 개발했다며 특허를 등록하고 납품계약 중단을 통보했다는 게 비제이씨 주장이다.
최 대표는 같은해 11월 중소기업기술분쟁 조정·중재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중재위는 현대차에게 지난해 8월까지 3억원 배상 결정을 내렸지만, 현대차는 이를 거부했다. 중재위 결정은 권고사항일뿐 법적 효력 등의 강제성이 없다.
비제이씨는 공정위에도 현대차 기술탈취에 대해 신고했다. 그러나 8개여월만에 답변한 공정위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편, 특허청은 지난달 21일 현대차 특허의 무효를 결정하며 비제이씨 손을 들어줬지만, 현대차가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양산간 공방은 현재 법적문제로까지 번진 상태다.
최 대표는 "2년을 힘들게 버텼는데, 앞으로 5년을 더 현대자동차와 싸워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대형로펌을 상대로 싸우는 것도 힘들지만 더 큰 문제는 버텨낼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유일한 방법은 민사소송이지만, 기술탈취는 절도나 상해처럼 형사사건"이라며 "수사기관이 기술탈취 피해 초기에 수사만 해준다면 영세한 피해 중소기업이 7년의 소송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비제이씨는 2015년 4월 현대차와의 계약해지 이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기술을 탈취당한 피해 중소기업은 영원히 재기할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강조하며 "저희 기술탈취 피해기업들이 공갈범인지, 진짜 피해자인지 만이라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