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채윤 기자] 소위 ‘명문대생’ 취업준비생들이 블라인드 채용에서 자신들의 출신 학교를 은근히 드러내는 등 각종 편법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동일한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최종 학력과 학교명, 전공, 학점, 성별 등을 입사지원서에서 제외하는 블라인드 채용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행태로 보인다.
하지만, 취업 공유 사이트에서는 이런 블라인드 채용 방식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반대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힘들게 공부해 들어간 좋은 대학과 높은 학점이 왜 부정되어야 하느냐”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이같이 논란이 많은 가운데 한 명문대 재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학교를 은근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취준생 우모(26)씨는 “대놓고 드러내면 채용 과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교내 활동을 서술하는 중에 학교가 위치한 지역을 은근하게 녹여 표현했다”며 “이 지역에는 다른 학교가 없어 지역을 보면 어떤 학교인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학교 구성원만 사용하는 메일 계정이 있는데, 이메일 적는 란에 학교 메일 계정을 적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성찰과성장(서강대학교)’, ‘연세정신과 섬김의 리더십(연세대학교)’, ‘미래자동차(한양대학교)’ 등 대학 고유의 수업명 등을 언급하는 방법, 교내 동아리 언급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아트앤테크놀러지과(서강대학교)’와 같이 특정 대학에만 있는 고유 학과는 학과 활동 서술 과정 중 지원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출신 학교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들을 다 걸러내고 제대로된 평가가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취업 관련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지원 기업 채용설명회에 참여해 관련 질문을 해도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아무 생각없이 학교가 드러날 수 있는 표현을 썼는데 합격했다” 등 경험담이 공유되는 만큼 ‘출신학교, 드러내도 되나’에 관한 논란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블라인드 채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위 ‘스펙’ 이외의 요소들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준비하기 위해 ‘문제풀이 스킬’ 관련 스터디에 참여하는 취준생도 많다. 한 종합교육기업은 아예 ‘NCS 패키지’와 같은 문제풀이 스킬을 위한 강의를 개설하기도 했다.
NCS를 대비하기 위한 학습법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은 상황인 탓에 많은 수험생이 PSAT 기출문제를 통해 NCS를 대비하는 등 준비 과정이 더 치열해진 상황이다.
취준생 이모(25)씨는 “모 공기업 NCS 필기전형에 PSAT 기출문제가 다수 출제됐다고 들었다”며 NCS를 대비하기 위해 고난도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