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정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4일 부산에서 회동하면서 양당 지도부 차원의 '중도 통합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에 나란히 참석해 연대와 통합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들이 함께 자리를 한 것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이어 일주일 만이다. 두 대표는 최근 한달 새 네 차례나 만나며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국민통합포럼은 양 당 의원들의 모임으로 안 대표와 유 대표가 이 포럼의 지방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행사가 열린 부산은 양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연대를 하기로 한 곳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유승민(왼쪽)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
이날 행사에 국민의당에선 안 대표 측근인 이언주·김관영·김수민·김중로·장진영 의원, 바른정당에선 정운천·하태경·박인숙·유의동·김선동 의원 등 양당 통합파가 참석했다.
안 대표는 먼저 "외연 확장을 못하는 3·4당은 어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며 "그렇지만 우리 3지대 정당들이 제대로 잘 발전해 '3대 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는 지역구도 타파이고 두 번째는 낡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며 "세 번째로 우리 정치의 세력교체, 세대교체, 인물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3지대를 잇는 정당들이 단순히 선거공학적으로 표만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며 "좋은 분들이 많이 동참하도록 그 틀과 그릇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언제까지 통합 이야기로 질질 끌 순 없다"며 빠른 시일 내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곧 선거가 다가오는데 통합이 되든 안되든 언젠가는 일단락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완전한 통합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부분적인 협력으로 결론 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너무 오래 끌진 않겠다"고 부연했다.
당초 통합 대상에 포함됐던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낮게 전망했다. 그는 "남경필·원희룡 현역 지사들이 민주당 후보와 1대 1로 붙는 선거 구도가 되길 원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당으로는 그 것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또 국민의당과의 통합 과정에 대해서는 "밀실에서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전 사안이 있으면 안 대표든 저든 당당히 말씀드리겠다. 연대든 통합이든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 대표는 지난달 국민의당·자유한국당과의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해 이달 중순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
두 대표는 조만간 별도 회동을 통해 통합 선언 시기와 통합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1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전후한 오는 22일이나 24일께 바른정당과의 당대 당 통합 방침을 공식 선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 대표 측이 즉각 부인하고 나섰지만, 통합 선언에 이어 내년 1월 15일께 통합 여부를 결론짓는 전당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등 논란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에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들은 '평화개혁연대' 모임을 점차 확대하면서 독자 세력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당내 갈등이 끝내 봉합되지 않고 분당으로 치달을 경우 별도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안 대표를 향해 통합 드라이브를 중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호남을 배제하고 유승민과 통합하고, 이후 한국당과도 통합해 거기서 중도 보수 대표를 한번 하겠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현재 진행형으로 보면 우리는 분열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저도 부인하지 않는다. 안 대표는 통합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