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하늬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16일 4명의 신생아가 잇따라 사망한 가운데, 그동안 병원들이 중환자실의 위생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18일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신생아 중환자실뿐 아니라 전체 중환자실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에서 펴낸 논문 등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의 병원감염 발생률은 10~50% 정도로 일반 병실의 2~7배 정도다.
환자들의 면역 저하, 심한 기저질환 등도 원인이지만, 처치가 응급으로 이루어져 감염관리 방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다. 말 그대로 위중한 환자들이 있는 장소이니 만큼 감염이 발생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측의 주의가 더욱 철저히 요구된다.
하지만 병원 종사자들은 입을 모아 "큰 병원의 경우에도 중환자실 관리가 철저하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 심하늬 기자 |
18일 뉴스핌 취재결과 사건이 일어난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별다른 제지 없이 중환자실이나 신생아 중환자실 앞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내부에 들어가려면 따로 면회 신청을 해야 하지만, 중환자실 문 앞까지는 누구나 찾아갈 수 있었다. 공기 중에서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한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많은 병원이 중환자실에 면회를 온 방문자의 전염병 보유 여부나 병력 등도 확실히 확인하지 않고 들여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 안에 들어가는 면회자는 대부분 자율적으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정도의 소독 과정만 거친다. 가운을 입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마스크조차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병원도 있었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실 위생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것은 맞다"며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생 관리에는 물적·인적 자원이 투자돼야 하는데 정부와 병원 모두 투자에 인색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의 의사 또한 "중환자실이라고 해서 일반 병동보다 더 위생이 잘 관리된다거나 하는 것 같진 않다"라며 "공기 통한 세균 감염은 보통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그런 것 같다"라는 의견을 냈다.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중환자실에 들어갈 때 손 소독제로 손을 닦으라고 하긴 하는데, 그걸 한 명 한 명 다 지켜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마음을 먹으면 손도 안 닦고 들어갈 수 있다"라며 "이번 정부 조사가 진행되면 당분간 관리하겠지만, 또 잠깐 그러다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병원의 중환자실은 마스크를 하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중환자실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국내 병원의 부실한 중환자실 관리 실태가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300병상 미만의 병원의 경우 마스크 착용률은 43%, 무균가운 착용률은 12%에 불과했고, 격리 지침을 보유한 곳도 57%밖에 되지 않았다. 500병상 이상의 병원도 마스크 착용률이 76%, 무균가운 착용률이 70%에 불과해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도 중환자실의 위생 관리 미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짐에 따라, 정부와 병원이 예산 투자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