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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끝?③] 삼성·SK,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강화

기사등록 : 2018-01-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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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올해 반도체 시장규모 4510억달러 전망…비메모리 전년比 4.6% 성장 예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토대 위에 '파운드리' 사업경쟁력 강화 中

[뉴스핌=양태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를 비메모리 분야로 확대해 공급과잉 우려의 파고를 넘기 위함이다.

파운드리는 제품(반도체) 설계를 외부에서 받아 이를 생산하는 위탁 사업을 말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른 국가(대만, 미국 등)에 비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고, 기술개발도 늦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인지도를 무기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SMIC가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삼성전자를 추격 중이지만 아직은 기술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은 앞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의 융복합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보다 주문형반도체(ASIC)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4510억달러(한화 482조7955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주문형반도체의 주도로 전년대비 4.6% 증가한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춰 가격 변동 및 시장 흐름에 따라 쉽게 타격을 받아왔다"며 "파운드리 사업을 육성하게 되면 공급과잉 우려에도 기존보다 더 안정적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강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미세공정 기술'로 파운드리 사업 2위 노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담당) 부분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 사업부문으로 분리했다. 미세공정 기술을 통해 향후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초대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삼성전자 내 최고 반도체 생산 전문가로 꼽히는 정은승 사장이 맡았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파운드리 사업의 무기는 미세공정 기술이다. 공정이 미세할수록 반도체 회로의 선폭이 줄어들어 똑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만큼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는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공정시대를 넘어 올해 7나노미터 공정시대를 앞두고 있다. 10nm 공정까지는 삼성전자가 빨랐지만, 7nm 공정에 대해서는 TSMC가 먼저 개발을 완료함에 따라 양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하고 8nm에서 4nm까지 광범위한 첨단 미세공정 로드맵과 전력효율 및 성능개선에 유리한 완전 공핍형 실리콘-온-인슐레이터(FD-SOI) 솔루션 등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발표했다.

더불어 경기 화성 생산라인에 10nm급 설비를 증설, 미국 오스틴 공장에 10억달러(한화 1조705억 원) 규모의 투자도 집행하고 오는 2020년까지 15억달러(한화 1조6057억5000만원)를 추가 지원해 파운드리 사업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공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어 고객 및 사업 파트너들과 기술의 방향을 공유하며 협력관계를 강화해왔다"며 "미국 포럼에서 지난해 공개한 신규 최첨단 미세 공정 (8/7/6/5/4나노)과 18나노 FD-SOI 등 혁신적 공정기술이 이러한 산업 트렌드 변화에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성공을 자신했다.

지난해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표=트렌드포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569억달러(한화 60조 9114억5000만원)를 기록, 오는 2021년에는 831억달러(한화 88조9585억5000만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는 대만의 TSMC로 전체 시장의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해 독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만의 UMC,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에 이어 4위를 차지, 약 7.9%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 '200mm 제품경쟁력' 높여 파운드리 사업 성장 기대   

SK하이닉스도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 100% 출자(3412억9500만원)한 파운드리 전문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IC'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청주의 200밀리미터(mm) 팹(FAB, 생산라인)인 'M8'을 활용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 200mm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등의 상위권 업체를 추격하는 것은 당장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200mm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제품경쟁력을 높여 장기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IoT 및 지문인식센서용 집적회로(IC), 저화소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칩(PMIC),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 등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먼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아가 SK하이닉스는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 6조29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9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SK하이닉스 이천 연구캠퍼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특히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9500억원을 투입해 중국 우시 D램 공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장 증설에 따라 증가하는 후공정 물량 대응을 위해 오는 2019년까지는 중국 충칭 후공정 공장의 생산능력 또한 확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과거의 반도체 산업은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원가 절감이 핵심 경쟁요소였지만, 공정 미세화에 따른 기술개발의 난이도 증가와 투자규모 확대, 이에 따른 투자 대비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사업환경이 변화했다"며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같은 시황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전략, 역량, 문화 측면의 딥체인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양태훈 기자 (fl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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