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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업계, 원숭이 이어 '인체 가스 실험' 파장

기사등록 : 2018-0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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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상대로 NO2 흡입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독일 자동차 업계가 원숭이뿐 아니라 사람을 상대로 배기가스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방송 NPR은 독일 슈트트가르터짜이퉁(StZ)과 쥐트도이체짜이퉁(SZ)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날 StZ와 SZ는 대형 자동차업체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한 연구 단체가 "건강한 젊은 사람"을 상대로 배기가스의 한 성분인 가스 이산화 질소(gas nitrogen dioxide) 영향을 실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이미 폭스바겐(VW)과 BMW, 다임러가 유해성 여부 조사 명목으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사실이 드러나 동물 권리 운동가와 환경 운동가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가운데 사람을 대상으로도 직접 가스를 들이 마시게 하는 실험을 실시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VW와 BMW, 다임러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만든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은 아헨(Aachen) 대학교의 참가자들을 상대로 "수 시간씩 다른 농도의 이산화질소(NO2)를 흡입한 후"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실험을 했다.

EUGT는 실험 후 어떠한 건강 영향도 감지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UGT는 지난 2017년 해산했다. 하지만 NPR은 디젤은 일반 가솔린에 비해 미립자(매연)를 더 많이 배출하며 이산화질소와 산화질소 같은 오염물질을 단기간 더 많이 내뿜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천식을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독일 정부는 해당 업체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크리스티안 슈미트 독일 교통부 장관은 "이는 자동차 업계의 신뢰를 다시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가스 흡입 실험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州)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 러브레이스호흡기연구소(LRRI)가 EUGT의 의뢰를 받아 밀폐된 방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두고 VW의 디젤 승용차 '비틀'의 배출가스를 맡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원숭이 실험과 관련 VW와 BMW,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업체 모두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험이 과학자들로 구성된 한 연구자문위원회에 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VW는 성명을 통해 "위법 행위와 개인들의 판단 부족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며 "우리는 선택된 과학적 방법들이 틀렸다고 확신한다. 애초에 그런 연구가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임러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 연구의 동물실험이 불필요하고 혐오스럽다고 믿고 있다"며 "우리는 분명히 그 연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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