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이 막바지다. 27일 검찰의 구형에 이어 3월 중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 2016년 10월 24일 한 언론으로부터 최순실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가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 보도가 이어지자 이튿날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 최순실 도움을 받은 적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본격 수사에 나섰다. 26일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 씨 소유 빌딩,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사무실과 주거지 등도 조사했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집행하려 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재차 거부했다. 다음달 4일 박 전 대통령은 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담화문 내용과 달리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 하겠다고 통보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은 “서면조사가 바람직하다”며 3차례 조사를 거부했다. 이후에는 서면조사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에 일절 응하지 않을 것이며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12월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됨과 동시에 대통령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직무 정지 23일 뒤인 2017년 1월1일 청와대 출입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최 씨와는 단순히 지인 관계’라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과 특검 수사는 피하고 언론을 통해 입장을 전하는 박 전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도 했다.
헌재는 탄핵을 선고하면서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해 최순실과 함께 법정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심 형사재판에서도 태도 논란이 제기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3일 첫 재판 이후 주 4회에 걸친 일정을 이어가다 7월10일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어 부상 치료 등 사유로 7월에만 3차례나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거부는 10월부터 이뤄졌다. 법원은 10월 13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법치를 빌린 정치보복”이라며 변호인단 전원 사퇴를 강행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결심까지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통상 결심 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최후 진술이 진행되는데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국정농단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래 2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한번도 보인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직무권한을 자신과 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남용했다”며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