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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4월 남북정상회담, 지방선거서 여당에 약 될까, 독 될까?

기사등록 : 2018-03-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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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교수 "남북회담 한다고 집권당에 유리하겠나"
엄경영 소장 "MB 소환·朴 선고, 與의 선거카드 가능성"
정의용 실장 "회담 시기를 정치와 연관 지은 적 없다"

[뉴스핌=정경환 기자] 오는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 반 가량 앞둔 시점에서 남과 북 정상이 만나는 이벤트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7일 정치권 및 학계에 따르면, 남과 북이 다음 달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예상보다 앞당겨진 대형 이벤트로 인해 선거 판도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10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해왔을 때만 해도 이르면 6월쯤에나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대북 특별 사절 대표단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보고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와 관련,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은 4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남북 대화의 연속성을 살려가자는 의미 외에 6.13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 합의는 아닐 것으로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화의 모멘텀을 자꾸 늦추면 안 된다"며 "우리 입장에선 북한이 대화 의지가 확실히 있을 때 뭔가 해내야 이행이 담보된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한·미 연합훈련으로 분위기가 뒤집히는 걸 막겠다는 것 아니겠나. 4월 25일쯤 연합훈련이 끝나고 시간 흐르면서 분위기 나빠지면 대화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남 교수는 이어 "지방선거와는 크게 상관 없을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집권당이 유리할 것 같지는 않다. 안희정 사태가 100이라면 이건 10 정도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측도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남북 어느 한 쪽이 특별히 제안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의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어느 쪽에서 먼저 제안했다기보다는 지난번 올림픽 기간 중 북한 특사와 고위급 대표단이 왔을 때, 북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면서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하자는 입장을 전했다"며 "조기 개최 입장에 우리도 공식 동의했기에 양측이 편한 시기를 4월 말로 일단 정하고 특정 일자는 계속 협의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6월만 해도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19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보여준 북한의 양보 또는 결단이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신년사부터 대화모드 들어가면서 속도를 높인 거고, 한국은 그걸 받고 미국 의식하면서 속도를 늦춘 것이었다"며 "그런데 남북이 서로 만나 협의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 이런 걸 확인하다보니 다시 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지방선거를 위한 여권의 전략일 수 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유효하다. 대체로 남북관계 이슈가 지금껏 선거에서 집권 여당 및 정부 측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보수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DJ와 노무현에 이어 또 한 번 세계와 대한민국을 기망하는 6월 지방선거용 희대의 위장 평화쇼"라며 의미를 깎아내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희정 사태 이후 MB 소환, 박근혜 전 대통령 선고 등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는데, 지방선거를 고려한 빅 이벤트들인 것 같다"면서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감이 없지 않고, 실제로 여권이 쓸 수 있는 카드들이 3~4월에 쭉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과의 청와대 오찬회동 자리에서 "4월 말 시기에 대해서는 국내 정치와 연관해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실장은 다만 "우리는 북측에 문 대통령이 후보 때 임기 개시 1년 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공약했는데, 그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라면서 "4월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군사훈련을 하는 도중에도 남북관계는 일단 모멘텀이 무너지지 않게 이어지고, 북한도 더 이상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에서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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