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효주 기자]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보복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유통업계에 불어 닥친 후폭풍은 여전히 가시질 않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고배를 마신 홈쇼핑, 마트 등 유통기업들이 완전 철수를 앞두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중국 사업 완전 철수를 결정, 현지에서 파견 근무해온 직원들도 대다수 귀국했다. 이는 2006년과 2007년에 이은 세 번째 철수다.
현대홈쇼핑은 2011년 중국 내 전국 홈쇼핑 라이선스 사업자인 귀주가유구물집단유한공사와 합자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해왔다. 현대가유홈쇼핑 지분은 현대홈쇼핑이 30%, 현대그린푸드 5%를 보유하고 있으면 중국 가유홈쇼핑 33%, 동방이푸 32%를 갖고 있다.
현대가유홈쇼핑은 출범 이후 5년간 순항했지만 현지 기업과 이견이 발생, 2016년 방송 송출이 중단됐고 현재까지 국제중재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의 승소 가능성은 높지만 사업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현대홈쇼핑은 앞서 중국 사업에서 두 차례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2003년 중국 광저우 훙야홈쇼핑 지분 50%를 30억원에 인수하했지만 사업 부진으로 2006년 철수했고 이어 이듬해인 2007년에는 중국 관영기업인인 베이징CCTV와 손잡고 재진출을 시도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주셴차오(酒仙橋) 롯데마트 매장 모습 <사진=백진규 기자> |
사드 배치 보복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 점포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물류·유통업체인 리췬그룹이 롯데마트 70여곳 매장의 현장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리췬그룹은 점포수 600개, 연매출은 3조9020억원(231억 위안, 2014년 기준)에 이르며 산둥성을 중심으로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춘 회사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 중국 당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따라 99개 매장 중 87개가 영업정지되는 등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 9월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다.
롯데마트가 2008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총 손실액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사업 초기 비용으로 약 1조5000억원이 투입됐고 2010년부터 영업정지 전까지 연간 약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69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롯데홈쇼핑 역시 2021년까지 중국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현지 기업과 이견 등 갈등을 겪으며 2011년 2곳의 사업권을 팔았고 올 초 나머지 3곳 가운데 2곳(산둥·원난)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어 남은 충칭 지역 사업권 만료 기간인 2021년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계획이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말 진출 20년 만에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매장을 26곳까지 늘리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적자가 이어지면서 매장을 구조조정해왔고 작년 말 남은 중국 점포 5곳을 일괄 매각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 보복과 반한 감정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 뿐아니라 중국 정부의 막무가내식 규제 등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탈 중국 행렬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