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지난 22일 밤 자정을 지나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도착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입소 절차를 거쳐 수감됐다.
구치소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구속되는 피의자는 제일 먼저 교정공무원과 간단한 상담을 나누고 신분 대조·확인 절차를 거친 뒤 신체검사와 건강진단을 받는다.
이어 목욕을 하고 미결수복인 '카키색 수의(囚衣)'로 옷을 갈아입게 된다. 입감자들은 구치소 내에서 사복을 입고 있을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이나 기업 총수도 예외는 없다.
이같은 절차를 거친 수감자는 침구류·세면도구 등 개인 물품을 지급 받고 수용시설에 대해 대략적으로 안내받은 후 지정 수용실 거실에 입실하게 된다.
교정 당국은 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에게 10㎡(약 3평) 규모의 독방을 제공키로 했다.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머무는 12.01㎡(3.2평)짜리 독방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 수용자 1~2명이 사용하는 소수거실(4.91㎡, 약 1.4평) 면적보다 배 이상이다.
지난 2014년 법무부가 공개한 경기도 안양교도소 내부 모습. 본 기사와는 관계 없음. /사진공동취재단 |
수용실 거실에는 TV, 라디오, 선풍기, 밥상, 사물함, 싱크대 등이 비치돼 있다. TV는 하루 8시간 정도로 시청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시스템이다. 방송 채널은 법무부 교화방송인 '보라미방송'에서 일괄 송출하며, 뉴스·드라마·예능·교육·교화프로그램 등 수용자의 특성에 맞게 편성된다.
라디오는 매일 오전·정오·취침 시간대로 나뉘어 송출되며, 신문·도서·잡지 등은 수용자 본인의 영치금을 활용해 구독할 수 있다.
식사는 아침·점심·저녁으로 밥·국·반찬 3가지 정도가 나오며, 보통의 학교 급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소수거실(독방) 수용자의 경우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간 1일1회 45분씩 구치소 내 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종교활동도 원할 경우 참여할 수 있다.
미결수의 접견은 변호사 접견과 일반 접견으로 구분된다.
변호사 접견은 헌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므로 횟수의 제한이 없다. 또 교도관이 입회하지 않음으로써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한다.
반면 미결수의 일반 접견은 1일 1회 30분 이내로 제한하며, 교도관이 입회하게 된다. 다만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횟수나 시간 등에 관계없이 탄력적으로 허가하기도 한다. 서신은 횟수 제한 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
수감 중에 검찰의 각종 조사와 재판 출정을 위해 수시로 외출할 수 있다. 이때 원칙적으로 수의를 착용하고 포승줄에 묶이게 된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 역시 다른 미결수와 마찬가지로 수의와 포승줄을 한 모습을 피할 수 없다.
구치소 안에서는 수의를 입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사 등의 이유로 외출할 때 본인이 원치 않으면 수의 대신 사복을 착용할 수 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약칭 형집행법)'에 따르면 '미결수용자 및 수형자는 수사·재판·국정감사 또는 법률로 정하는 조사에 참석할 때에는 사복을 착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고 구속이 된 만큼, 향후 검찰 기소 전 바로 석방될 수 있는 기회인 구속적부심사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혹은 보석제도(保釋制度)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구속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피의자의 출석을 담보할 만한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피의자를 임시로 석방하기도 하는데, 이를 기소 전 보석이라고도 한다.
교정시설 수용절차 안내도. 법무부 교정본부 제공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