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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앞둔 김정은과 트럼프, 비핵화 '동상이몽'

기사등록 : 2018-04-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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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들 "양측 비핵화 개념 전혀 달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소식에 이어 비핵화가 주요 논제로 부상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의사를 내비쳤다는 사실을 한국과 미국 정부가 연이어 공식 확인하면서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이 지난해와 다른 측면에서 조명 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에서 핵폐기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문제는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이다. 양측이 동일한 어휘를 사용하고 있지만 속으로 품은 생각은 서로 다르다는 것.

오는 5월 말 전후로 북한과 미국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두 정상이 비핵화를 둘러싸고 동상이몽 하고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와 석학들의 주장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미하는 비핵화란 북한이 지금까지 개발, 보유한 핵 프로그램과 핵 무기를 전면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주한 미군부터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등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미국 군사력과 안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북한이 경제 제재에 굴복한다는 의미에서 핵 프로그램을 동결시킨다는 것이 백악관이 구상하는 비핵화의 핵심이다.

이와 달리 김정은 정권이 속에 품은 비핵화란 한국에 주둔한 미군과 모든 군사 프로그램의 종료를 전제로 한 핵 프로그램 동결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이른바 ‘핵 우산’을 한국에서 전면 철수한다는 조건으로 기존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시킨다는 것이 북한 측의 계산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반스 J.R. 리베르 연구원은 이번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란 과거 수 년간 국제 사회의 실패한 대화를 통해 확인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미국의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 발언은 미국과 정상회담을 더욱 복잡하게 할 뿐이며, 시간 벌기 전략이라는 것이 석학들의 의견이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 해더 노어트 대변인은 기자 간담회에서 비핵화의 의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이한 기대에 부푼 채로 정상회담 테이블에 나섰다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한반도의 비핵화란 미국이 아시아 국가와 군사적 동맹 관계를 철회할 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수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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