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고민에 빠졌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스웨덴을 포함한 3국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전용기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얘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
지난해 십여 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 실험까지 강행한 그가 ‘에어 포스원’을 갖지 못한 것이 아이러니라는 빈축이 군사 전문가와 외신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영국 인디펜던스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지만 양측의 회동 장소가 판문점이 아닌 3국으로 결정될 경우 김 위원장의 이동 수단이 난제라고 보도했다.
북한과 미국의 현직 수장들이 만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도 김 위원장과 회동 계획을 거듭 확인하고 회담 성과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제는 김 위원장의 교통 수단이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판문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달리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스위스와 아일랜드, 스웨덴 등 북한과 멀리 떨어진 3국이 거론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첫 해외 방문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으로, 당시 그는 기차를 이용해 국경을 넘었다.
김 위원장에게 전용기가 없다는 것은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WP)는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북한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전용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애널리스트 출신인 수 미 테리는 WP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열악한 항공 수단은 오래 전부터 종종 놀림감이 됐던 사안”이라며 “구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비행기가 북한이 가진 전부”라고 말했다.
북한 연구기관인 38노스의 조셉 버무데즈 애널리스트도 “북한에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 항공기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3000마일을 비행할 수 있는 제트기 두 대를 보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노후된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회담 장소에 도착하기 전 중간 지점에서 연료를 채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도 전에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조지 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인디펜던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이나 스웨덴으로부터 항공기를 대여하는 방법도 저울질 해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